[취재N팩트] 北 "을지연습 맞대응 서막"...대화 가능성은?

[취재N팩트] 北 "을지연습 맞대응 서막"...대화 가능성은?

2017.08.30. 오전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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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어제 화성-12형을 태평양으로 쏘아 올리면서 모처럼 조성되는 듯했던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북한의 도발 의도와 향후 한반도 주변 안보정세를 어떻게 전개될까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정규 기자!

먼저 오늘 북한 스스로 어제 미사일 도발의 이유를 밝혔죠?

[기자]
북한은 이번 미사일 도발이 한미 연합 을지 군사 연습에 대한 무력시위라고 못 박았습니다.

김정은이 괌 포위 사격 작전을 보류하고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는데, 호전적인 전쟁 연습으로 대답했다는 겁니다.

이어, 앞으로 미국의 언동을 계속 주시면서 차후 행동을 결심하겠다며, 다시 미국에 공을 돌렸습니다.

바꿔말하면,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할 경우 미시일 발사를 멈출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됩니다.

중국이 제시한 이른바 '쌍중단'과 같은 주장입니다.

[앵커]
조건부 미사일 발사 중단을 암시했다는 건데, 오늘 북한 측 발표에 있는 '서막'이나 '전주곡' 같은 표현은 추가 도발을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북한은 이번 화성-12형 발사가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한 조치의 서막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태평양을 무대로 한 군사작전의 첫걸음이고 괌 미군 기지를 견제하기 위한 전주곡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은 앞으로 태평양을 목표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자신들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건데요.

북한 입장에서는 이런 명분으로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나갈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협상에서의 몸값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탄하면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고 했는데, 대북 강경책으로 돌아서는 건가요?

[기자]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표현은 군사적 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반대로 '모든'이란 표현엔 대화 카드도 포함이 돼 있는 것이죠.

실제, 북한의 이번 화성-12형 발사에 대한 미군의 반응은 다소 소극적인 것이었습니다.

미 본토나 괌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건데요.

다만,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미국을 지목한 도발이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한 응징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묵인하면서 대화를 시작할 순 없을 것 같은데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언제쯤 열릴 수 있을까요?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문제가 최우선 순위에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는 FTA 재협상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캔들 같은 문제에 때문에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실제 한반도 정책의 3대 핵심라인인 백악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나 국무부와 국방부의 동아태차관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무부와 국방부의 동아태차관보 모두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요.

백악관의 경우, 매튜 포팅어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일찌감치 임명되긴 했지만, 마이클 플린 NSC 보좌관이 낙마하고 맥매스터가 새로 취임하는 등 업무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조셉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박성일 UN 주재 북한 차석대사와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미 간에 최소한으로 유지되는 대화 채널로 정도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미국과 담판이 필요한데, 내년 미국의 중간 선거 등 일정 감안하면 시간이 촉박합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같은 무리수를 써가며 미국의 관심을 돌리려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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