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안철수의 출마...'불안한 동거' 흔들

[취재N팩트] 안철수의 출마...'불안한 동거' 흔들

2017.08.04. 오전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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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아영 / 기자

[앵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결국 당권 도전에 나섰습니다. 안철수와 호남 의원들의 불안한 동거가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흔들릴까요?

정치부 장아영 기자와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선언 배경과 전망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장아영 기자 나와 있습니까?

[기자]
네, 국회에 있습니다.

[앵커]
안철수 전 대표가 어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안중근 의사의 심정까지 거론을 했습니다. 비장한 각오였어요?

[기자]
자신을 위한 출마가 아니다, 다음 대선을 생각했으면 물러나 때를 기다렸겠지만 당을 먼저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왔다. '선당후사'를 강조했는데요.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전 대표 :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저 안철수,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습니다.]

[기자]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고 했지만 당장 이번 전당대회에서 '안철수의 제3 정당' '중도 정당'이라는 국민의당의 노선이 흔들리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적인 이념과 지역 기반이 '안철수계'와 다른 호남 의원들에게 당이 통째로 넘어갈 수 있고 그러면 안철수의 미래는 기약이 어렵다는 겁니다. 결국 국민의당 내 호남 대 비호남의 계파 싸움인 셈입니다.

[앵커]
구도가 이렇다고 하더라도 이 시점에 지금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맞느냐 이런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지금 제보조작 사건으로 고개를 숙인 지 며칠 되지 않아서 전당대회에 나올 수 있을까. 사실 이런 전망이 높았던 것도 사실인데 검찰의 수사 발표, 조사 결과 발표 내용도 영향을 미쳤을까요?

[기자]
네, 출마 선언 사흘 전인 지난달 31일 검찰이 이용주, 안철수, 박지원 세 사람의 무혐의를 확인해준 것도 안 전 대표의 짐을 덜어줬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날 발표 이후 안 전 대표 입지를 확인하는 발언이 당 안팎으로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 2일 조규선 비상대책위원의 말입니다.

[조규선 /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 (지난 2일) : 요즘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내에서 언론을 향해 여러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는 누가 뭐라 해도 우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런 그분의 신중한 이번 판단이 국가와 당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에.]

[기자]
실제로 어제 기자회견에 나선 안 전 대표의 모습은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의 모습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미소를 띤 얼굴로 등장해서 기자회견문을 꺼내 읽기 전 여유있게 주위를 둘러보기도 했고요.

질의 응답을 마치고 나서는 기자들과 한 명 한 명 손을 잡으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출마 선언문 자체가 대선 당시 연설문처럼 미사여구가 많아 당선 소감문 같다는 반응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장아영 기자 얘기해 준 대로 안철수 전 대표의 표정을 보니까 한결 여유로워졌다 이런 생각은 드는데 그런데 출마전후 전후로 해서 당내에서 반대성명이 쏟아지지 않았습니까? 이번 전당대회가 당의 노선을 결정하는 한판 승부가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이 됩니까?

[기자]
먼저 안 전 대표의 말 들어보고 싶은데 스스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전 대표 : 이번 전당대회 과정을 통해서 우리 당의 지향하는 방향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에 동의하는 당원 분들이 이제 대표를 선택할 것입니다.]

[기자]
들으셨듯이 노선 투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이미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거론된 후보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는데요.

천정배 전 대표는 국민에도, 국민의당에도, 안 전 후보 자신에게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최악의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동영 의원도 안 전 대표가 '견마지로' 대신 장군처럼 말을 탔다고 비판하면서 인기와 리더십은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는 선당후사가 아니고 사사로움을 먼저 챙기는 선사후공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한길 전 대표도 전당대회에 대한 걱정이크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민의당 주승용, 조배숙, 이상돈 의원 등호남과 수도권, 비례대표 의원이 고루 포함된 12명은 출마선언 직후에 출마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전해졌죠. 희생은 지도자의 숙명이라면서 성급하고 초조한 마음에 국민 기대를 저버린 숱한 정치인의 전철을 안 전 대표가 밟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광주 북구갑 지역구인 김경진 의원은 홀로 SNS를 통해서, 또 오늘 아침 라디오를 통해서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고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전례를 상기했으면 좋겠다는 얘기, 또 대선 출마를 하면서 국회의원직을 그만둔 건 당분간 정계 복귀를 안 하겠다는 약속인데 어긴 것이냐,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출마 선언이 국민의당 당사에서 있었는데요. 현장에 있던 현직 의원은 채이배, 송기석, 이언주 의원 이렇게 셋뿐이었습니다.

안 전 대표에게 출마 선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박지원 전 대표는 당내 의원 40명 중 30명 이상이 반대 입장이라고 전했는데요. '출마했으니 어쩔 수 없이 찬성한다'는 의원도 극소수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결국 안철수 전 대표의 시선이 정계 개편, 그중에서도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 어제 기자회견장에서도 나왔죠?

[기자]
언론이 관심을 갖는 것도 바로 그 지점일 것입니다. 안 전 대표는 같이 하는 정치 세력을 두텁게 하겠다는 말과 함께 '극중주의'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극중주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의 정치 노선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전 대표 :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실제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일들에 매진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극중주의입니다. 그 정책에 따라서 많은 다른 정당을 설득하는 것이 순서겠습니다.]

[기자]
안 전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일단 말할 단계가 아니라면서도, 중도에 서서 다른 정당을 설득하겠다며 정계 개편 가능성을 활짝 열어뒀습니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출마가 놀랍고 연대에 대해서도 자강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며 선을 그었지만, 물밑에서는 의원들끼리 교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는 일요일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 전 대표가 여기에 대해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하니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는 일요일 기자간담회 얘기를 들어봐야겠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치부 장아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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