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총리 인준안 '어쨌든 통과'...남은 청문회 전망은?

[취재N팩트] 총리 인준안 '어쨌든 통과'...남은 청문회 전망은?

2017.06.01. 오전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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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낙연 총리 청문회가 한국당 표결 불참이라는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정국은 급격히 냉랭해졌는데요.

앞으로 장관 등 국무위원 인사 청문회 역시 험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준안 관련한 뒷얘기와 향후 청문회 전망, 취재 기자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박광렬 기자!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이낙연 총리 인준 절차가 마무리 됐습니다. 야당 반발이 만만치 않았죠?

[기자]
야권도 초반에는 총리 인준안 통과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이었죠.

하지만 이른바 '5대 비리 연루자 배제' 공약에 들어가는 '위장 전입'이 불거지면서 이견 차가 시작됐습니다.

청와대에서는 비교적 신속하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선거 캠페인과 국정 운영의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다면서 사과와 양해를 전했는데요.

야권은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이낙연' 후보자 인선이 원칙에 어긋났다는 부분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었다면서 사과가 아닌 변명에 가까웠다고 평가한 겁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까지 회의 석상에서 이 부분을 거론하면서 양해를 구했는데요.

야당은 여전히 사과의 진정성을 거론하면서 추가적인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요구했고 결국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앵커]
정권이 바뀐 걸 실감할 수 있는 표결 현장이었는데요. 본회의장 안 풍경도 이색적이었어요?

[기자]
9년 동안 여당을 했던 자유한국당이 이번 본회의장에서는 공격수가 됐고, 반대로 9년 동안 야당을 했던 민주당은 수비를 하는 형국이었는데요.

자유한국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인준 동의안 표결 의사를 밝히자 강하게 반발하고 집단 퇴장했습니다.

과거 여당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여야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결국 자유한국당은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을 뺀 나머지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규탄 시위를 벌였습니다.

장제원, 박순자 의원 등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넘어온 의원 일부는 규탄 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에 남아 있었는데 결국 다른 탈당파 의원의 설득으로 마지못해 퇴장했습니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표결을 준비하는 여당 의원들의 얼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면서 날치기가 부끄럽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반발에도 과반을 넘을 수 있었던 '캐스팅 보트' 국민의당의 찬성표가 생각보다 많았어요?

[기자]
어제 표결에 참여한 건 민주당이 118명, 국민의당이 39명, 정의당 6명, 자유한국당 1명이었습니다.

여기에 친여당 성향의 무소속 4명을 포함하면 168이 되는데요.

찬성이 164표 나왔으니, 바른정당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는 가정을 해보면 국민의당이 예상보다 반대표가 적었다는 관측이 가능합니다.

일단 우원식 원내대표는 전원은 아니지만 야당이 협조해준 점을 협치의 시작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모두가 참여하지 못한 건 좀 아쉽긴 합니다만 그래도 참여해주신 의원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요. 추구하고 있는 국회의 협치, 이것이 중단되거나 좌절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이번 총리 인준안 통과는 나쁜 그림은 아니라는 평가인데요.

국정 공백을 줄이는 대승적 차원서 협조하되, 향후 청문회는 원칙대로 대응하자는 기조에 소속 의원이 다수 따라준 건 국민의당 입장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풀이됩니다.

[앵커]
하지만 향후 청문회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 많죠?

[기자]
일단 총리와 장관이라는 무게감의 차이가 큰데요.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에 비해 장관급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정 발목을 잡는다는 부담과 비판 가능성이 덜해 더 적극적인 검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김동철 / 국민의당 원내대표 : 기준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조기 내각 구성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죠.]

자유한국당 역시 그야말로 벼르고 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은데요.

이미 여야정협의체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강경 노선을 강조했는데요.

이미 김상조, 강경화 후보자 등이 5대 비리자 배제 원칙과 관련해 몇몇 문제가 드러난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장관이 청문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여당에서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개혁이나 경제정책, 경제 민주화 등 부분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요.

거기에 청문회도 바로 내일 실시되죠.

아직 총리 인준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더 혹독한 검증이 이어질 것이고 자칫 현 정부 낙마 1호 후보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기자]
강경화 후보자의 경우 여당과 야당의 온도 차가 있는데요.

강 후보자는 개인 신상뿐만 아니라 비외무고시 출신이고 대외부처에서 주로 활동해 외교부 부처 장악력이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여당 측은 능력만큼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강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장관으로서의 쟁점과 능력 부분을 적극적으로 검증하겠다면서 청문회 준비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야당의 입장은 좀 다른데요.

일단 강 후보자의 위장 전입과 증여세 늑장 납부 등 의혹을 철저 검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설마 2명 이상을 낙마시키겠느냐는 일부 시선에 대해서도 철저히 원칙대로 검증해 두 명이 아니라 세 명이 문제 된다면 세 명이라도 쉽게 동의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반응입니다.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당 측에서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는데요.

앞서 강 후보자가 지난 29일 '퇴근길 해명'으로 논란이 되었죠.

청와대가 위장전입에 개입하지 않은 남편에게 물어봐서 친척집에 위장전입했다는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는데요.

[강경화 / 외교부 장관 후보자 : 청와대에서 저희 남편한테 연락한 모양인데요. 제가, 엄마가 단독으로 한 일이었는데 청와대 쪽에서 물어보니까 혹시 아마 친척 집이었지 않나? 이렇게 쉽게 대답을 한 모양인데….]

발표 직후 이를 바로잡았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뒤늦게 청와대 발표를 번복하기는 어려웠다고 답변했지만, 이 해명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일었습니다.

결국 국민을 대표해 각국과 협상에 나서야 할 강 후보자가 얼마나 국민을 상대로 진솔한 해명과 사과를 보여주느냐, 그래서 야당 의원의 마음을 움직이느냐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박광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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