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가담자만 10명...'김정남 암살 미스터리'

[취재N팩트] 가담자만 10명...'김정남 암살 미스터리'

2017.02.20. 오후 12:0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취재N팩트] 가담자만 10명...'김정남 암살 미스터리'
AD
[앵커]
김정남 암살 사건이 한 편의 첩보 영화처럼 치밀한 조직적 범행이었다는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의문점도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취재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선아 기자!

어제 말레이시아 경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루된 용의자가 꽤 많습니다.

이 용의자들부터 정리를 해 봐야 될 것 같은데요?

[기자]
크게 세 그룹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2+5+3으로 압축할 수 있는데요.

가장 먼저 잡힌 행동 요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국적 여성 2명그리고 붙잡힌 리정철을 포함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 국적 남성 5명 그리고 여기에 아직 붙잡히지 않은 북한 남성 포함 가담자 3명입니다.

[앵커]
여성 용의자 2명 말고 남성 용의자가 8명이나 되는데 북한 국적 용의자가 많군요.

[기자]
현지 경찰이 어제 수사 결과 발표하면서 북한이 배후냐고 묻자, 북한 용의자가 많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지금 붙잡힌 건 북한 국적 중에 리정철 딱 한 명이고 가까이서 범행을 지켜보던 다른 북한 용의자 등 가담자 중에 많게는 북한 국적이 8명입니다.

특히 범행을 주도한 북한 남성 4명은 인도네시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을 거쳐 이미 평양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확인이 필요지만 일단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중국 거쳐 들어가는 최단 경로 말고 우회로를 택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 국적 용의자들 가운데서 리정철이 자기 집에 있다가 붙잡혔는데 YTN 현지 취재진이 집에 직접 찾아갔었죠.

왜 달아나지 않고 그대로 말레이시아에 있다가 잡혔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요.

[기자]
가장 큰 의문 중의 하나입니다.

지금 리정철이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또 나머지 달아난 4명을 위해 운전 같은 잡무를 했을 뿐이라는 보도가 나옵니다.

사실이라면 자신이 암살에 가담했는지 모르고 남아 있었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순순히 잡혔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고요.

또 하나, 리정철은 항암 약품 만드는 회사의 IT 부서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북한에서 파견한 노동자들이 가족과 따로 아파트에 사는 것도 이례적일 뿐더러, 인도에서 유학까지 한 것으로 파악돼, 평범한 파견 근로자는 아닐 거라는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김정남이 공격받았을 당시 공항 CCTV 화면을 보면 공격을 받은 뒤 스스로 걸어서 의무실까지 갑니다.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독극물이었다는 건데, 어떻게 볼 수 있나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김정남은 여성들이 와서 공격한 뒤 한동안 손짓을 해가며 공항 직원들에게 설명도 하고, 정상적으로 걸어서 의무실로 갑니다.

의식을 잃은 것은 의무실에 도착한 뒤였습니다. 스프레이가 사용됐다는 말이 많았었는데, 스프레이는 들이마실 경우 바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독침 등 다른 방법이 동원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또, 공격 직후 바로 이상 증세를 보이며 쓰러지면 주위 시선을 너무 끌게 되니까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는 독극물을 택했을 것으로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 독극물이 어떤 독극물인지 상당히 궁금해지는 대목인데요.

말레이시아 당국이 아직도 부검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데, 왜 그런가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게 어떤 독극물로 인해서 숨졌는가인데, 경찰은 아직도 부검 보고서를 받지 못해서 알 수가 없다고만 하고 있습니다.

독이 몸에 들어가서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 일반적인 물질로 변해버리기 때문에 성분을 찾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지금 어쨌든 암살 배후 용의자들이 모두 북한 국적자들로 밝혀지면서 배후가 북한으로 굳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어떤 시나리오를 추정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정말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는데 지금으로써는 먼저 김정남 공격을 행동으로 옮긴 외국인 여성 둘은 김정남인 줄도 몰랐고, 리얼리티 영상 찍는 줄 알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흥밋거리 영상을 찍는 대가로 돈을받고 동원됐을 가능성을 제기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CCTV 영상에서 나타난 베트남 여성 움직임이 평범한 여성이라고 하기엔 너무 민첩해서 전문 훈련을 받은 사람 아니냐는 의심도 해볼 수 있습니다.

리정철도 역시 살인은 부인하는데, 약품 만드는 회사 직원이고 1년 넘게 말레이시아에 산 것으로 봐서, 독약 만드는 데에 가담했거나, 현지 상황이나 김정남 동선 파악 등의 역할을 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이 되는 인물들이 모두 평양으로 가서 사실상 추적 불가한 상태가 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앵커]
갈수록 의문점이 쌓여가는 그런 상황이군요.

지금까지 이선아 기자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