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반기문 캠프 첫 기자회견...귀국 뒤 행보는?

[취재N팩트] 반기문 캠프 첫 기자회견...귀국 뒤 행보는?

2017.01.11.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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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준형 / 정치부 기자

[앵커]
내일 귀국을 앞둔 반기문 전 총장 측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반 전 총장 측이 대선 주자 입장으로는 처음 언론을 상대하는 자리였는데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좀 더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전준형 기자!

사실상 오늘이 반기문 캠프로서는 처음으로 언론을 만나는 자리였는데 분위기 어땠습니까?

[기자]
오늘 기자회견이 열린 곳은 서울 마포구에 있는 오피스텔 사무실이었습니다.

반기문 캠프 측에서는 임시 사무실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좁은 공간에 백 명 가까운 취재진 몰려 좁은 통로와 빈공간 바닥에까지 기자들이 끼어 앉은 등 한마디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이도운 대변인은 "오늘만 여기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면서 양해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아직 캠프가 체계적인 조직을 갖추진 않은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반 전 총장이 귀국하면 지하철을 타고 귀가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마음을 바꿨다고요?

[기자]
사실 반 전 총장이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퇴근길 지하철을 탄다고 하면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반 전 총장 측도 이런 우려를 고려해서 그냥 공항에서 차로 바로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꾼 겁니다.

이도운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이 오래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고속철도도 타보고 지하철도 타보고 하려고 했는데, 다른 분들에 피해 주는 것 아니냐 하는 말이 있어서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공항에 너무 많은 사람 와서 구호 같은 걸 외치면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면서, 지지자들에게 가급적 공항에 나오는 걸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반 전 총장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많은데, 이와 관련한 메시지 같은 건 없었나요?

[기자]
오늘 반 전 총장의 직접적인 발언이나 메시지 등이 전달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설 전까지는 주로 여러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민생 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대변인은 너무 먼 미래 내다보는 건 어려운 일일 것 같고 설날 이후 정국 어떻게 될지 거기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해서, 본격적인 정치 행보는 설 연휴 이후에 윤곽이 좀 잡힐 것 같습니다.

다만 반 전 총장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분위기는 파악할 수 있었는데요, 이 대변인은 기자회견 중에 민생, 화합 이런 단어를 강조하면서 국민을 만나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혔고요.

또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공식 행사도 가급적 자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습니다.

일단 특권층이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와는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이 때문에 당분간 정치 세력과의 접촉은 자제할 것으로 보이고요.

일단은 현장을 돌아다니며 바닥 민심을 훑고,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면서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반 전 총장이 기존 정당에 합류할지, 아니면 독자 행보를 이어갈지도 관심인데 어떨 것 같습니까?

[기자]
사실 방금 말씀하신 부분이 올해 대선판의 가장 큰 변수이기도 한데요.

반 전 총장 측은 설 연휴 때까지는 국민 목소리를 듣겠다며 즉답을 피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로썬 독자 행보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외에는 딱히 지지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정당이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죠.

여기에 이전부터 줄기차게 반기문 발 정계개편 가능성이 점쳐졌는데,

반 전 총장 입장에서는 자기 주도의 이른바 '제3지대 통합'을 위해서도 당장 어느 당에 합류하는 것은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입니다.

그렇다고 반 전 총장이 창당한다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창당까진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한 데다, 그렇게 되면 3지대 통합을 시도하는 건 물리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앵커]
반 전 총장을 향한 범여권의 구애 전략도 줄기차게 이어져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사실 최순실 국정농단이 없었다면, 반 전 총장 입장에서는 새누리당 대권 주자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컸는데요.

하지만 상황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일단 새누리당은 당내 갈등 수습에 여념이 없습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 말이 있습니다.

"우리당은 그렇게 반 전 총장에게 매달리고 그렇게는 안 한다. 반 전 총장이 내는 정책도, 정치적 비전도 없는데 반기문 하나 우르르 따라가서야 되겠나?"

반 전 총장을 따라 당내 추가 탈당이 이어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단속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되지만, 반기문 영입보다는 당 개혁이 먼저다, 이런 현실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른정당은 여전히 "반기문, 우리와 함께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기본적으로 "우리당 대권 주자들과 멋진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3지대 통합의 중심 인물이 될 것이라면서도 대선후보 추대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바른정당 대권 후보인 유승민 의원도 반 전 총장에 대한 혹독한 검증은 필수라며 꽃가마를 태우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반 전 총장이 진정 바라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어떤 발언을 할지 한 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반 전 총장을 곱지 않는 시각으로 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의 말이죠, "반 전 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인간적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반기문은 국민이 바라는 정권교체가 아니다" 이들 말에 민주당 입장도 함축돼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연대가 대선에 불리하다'는 내용의 이른바 '개헌보고서' 논란을 보면 알 수 있죠.

반 전 총장의 귀국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국민의당에서는 반 전 총장과의 연대 문제로 당내 이견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호남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 세력을 키우는 게 먼저라면서도,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반면,

안철수 전 대표 쪽에서는 이 같은 연대설에 불편한 기색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국민의당은 오는 15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뽑는데, 새로 들어설 당 대표가 어떤 기조로 대선전을 치러나갈지 주목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치부 전준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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