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당시 자주포 절반 고장"

"연평도 포격 당시 자주포 절반 고장"

2010.11.25.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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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북한이 연평도를 폭격했을 때 우리 군의 K-9 자주포 6문 가운데 절반인 3문이 고장났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대포병 레이더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방부 중계차 연결합니다. 함형건 기자!

어제 발표에서는 우리 군이 K-9자주포 4문으로 대응사격을 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고장이 더 많았군요?

[중계 리포트]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브리핑에서 지난 화요일 북의 포격 당시 연평도에 있는 K-9자주포 6문 가운데 절반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포탄이 떨어졌을 때 4문은 사격훈련을 하고 있었고 2문은 작전대기를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합참은 대기하고 있던 2문의 표적지시기가 기능장애를 일으켰고, 사격훈련을 하던 포 한 문도 불발탄이 끼어 첫 응사 때는 3문으로만 대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사격 때는 정비를 해서 4문이 공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같은 설명은 북의 포격이 개시되고 처음부터 2문이 장애를 일으켰고 나머지 4문으로 대응했다는 어제 브리핑 내용과는 달라진 것입니다.

특히 사건 당일인 23일에는 대응사격에 동원된 자주포가 6문이라고 했다가 24일에는 4문, 25일에는 3문으로 세차례에 걸쳐 내용을 수정해 말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질문]

포격 당시 대포병 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의문점으로 남아 있는데 어떻게 정리가 되고 있습니까?

[답변]

야포 공격을 받았을 때 적의 사격 지점을 포착해서 바로 타격을 가하도록 하는 레이더 시스템이 바로 대포병 탐지 레이더 시스템이라고 합니다만, 당초 북의 1차 사격이 가해졌을 때 대포병 레이더로 북의 사격원점이 식별이 잘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시 말해서 처음 사격이 가해졌을 때는 레이더를 가동해서 정확히 응사한 것이 아니고 평소 K-9 자주포에 사격 목표점으로 입력돼 있었던 무도 기지를 향해 기계적으로 발사했다는 것입니다.

북의 1차 사격은 개머리 기지와 무도기지 2곳에서 동시에 가해졌지만 무도 기지 한쪽에만 응사해 그만큼 효율적으로 타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군의 대포병 레이더는 2차 사격 당시에 비로소 가동돼 뒤늦게 개머리 기지를 향해 응사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대포병 레이더가 처음엔 작동을 하지 않은 것인가요?

[답변]

합동참모본부는 고장이었는지, 아니면 작동을 했는데 식별이 안 됐는지는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분명한 것은 레이더가 정상 작동한 것은 북의 2차 사격이 이뤄진 3시 10분 이후였다는 점입니다.

레이더 작동에 첫 사격 개시 후 35분 이상 걸린 셈입니다.

대포병 레이더는 낮게 날아오는 평사포의 경우 사격원점 추적에 한계가 있지만 이번에 연평도 후방에 떨어진 곡사포탄의 궤적은 충분히 탐지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초기에 작동을 시키는데 예열시간이 걸리는 문제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연평도 포격 당시 레이더 정상작동에 왜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의문점으로 남아있습니다.

[질문]

북한의 피해에 대해서는 확인 된 게 있습니까?

[답변]

벌써 북한의 포격이후 사흘째지만,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피해를 확인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신현돈 작전기획부장은 피해 평가라는 건 그만큼 어려운 것이라며 아직 북한 피해를 분석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군 당국은 영상과 위성자료를 확인하는 한편, 연평도에서 불발탄 20여 발을 수거해 분석하는 등 북한군의 화력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K-9 자주포는 북한의 화력에 비해 10배 정도 강력해서 한발당 2,500㎡ 넓이의 장소에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요, 문제는 타격지점입니다.

해안포가 진지안에 있어 정확히 타격하기 힘들고 대신 포대를 향해 타격하지 않고 막사를 향해 발사했다는 것이 어제까지 군 당국의 설명이었는데요.

이에따라 북의 공격이 계획적이었던 만큼 군인들이 미리 막사에서 대피한 상태에서 공격에 임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피해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오늘 브리핑에서는 막사라는 개념에는 지휘소와 통신시설들이 함께 포함되며 이같은 전반적인 부대 시설을 향해 응사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북측의 피해가 있었을 것이란 부가적인 설명이 있었습니다.

[질문]

북측이 콘크리트를 관통하는 특수폭탄을 사용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파악되고 있습니까?

[답변]

군 소식통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이번 연평 포격에서 콘크리트를 관통하고 화재를 일으키는 특수폭탄을 발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연평도에서 발사한 포탄을 수거해 1차 조사한 결과와 폭발하는 영상을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이른바 열압력탄과 유사한 특수폭탄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열압력탄은 콘크리트를 관통할 때 1차 폭발하고 다시 이후 화염을 일으키면서 2차로 터지면서 이중폭발을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폭발 때 고열과 고압으로 인명을 살상하며 피해를 극대화하는 데 북한이 개발해 1985년부터 실전 배치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직 합참 차원의 공식 확인은 없었지만 군 내외의 전문가들은 이번 연평도 포격은 특수 포탄으로 발사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질문]

현재 연평도 포격이후 사흘 째를 맞고 있지만 군 당국은 비상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죠?

[답변]

북한이 그제 포격을 중단한 이후에도 계속 포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군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군은 서해 5도와 최전방에 '진돗개 하나'와 워치콘 2단계를 유지하면서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백령도와 연평도 일대에 무인항공기와 정찰기를 증강했습니다.

한미 양국군은 연합위기관리팀을 가동해 상황 분석과 연합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추가 도발이 없는 한 연합위기관리를 선포하거나 데프콘을 준전시 상황인 3단계로 올릴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함형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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