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에 1,300억 배상' 반전 기회?...한국 정부, 영국 항소심서 승소

'엘리엇에 1,300억 배상' 반전 기회?...한국 정부, 영국 항소심서 승소

2025.07.18. 오전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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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1,300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정에 불복해 영국 법원에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이겼습니다.

재판 관할권부터 다시 판단해야 하는 만큼 배상 판결을 되돌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런던 조수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 정부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법적 분쟁에서, 중재지인 영국 항소법원이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영국 항소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1,300억 원을 배상하라는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과 관련한 항소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은 다시 1심 법원인 영국 고등법원으로 환송됐습니다.

사건을 돌려받은 영국 고등법원은 배상 판결을 한 상설중재재판소, PCA에 애초 재판 관할권이 있었는지부터 다시 심리하게 됩니다.

앞서 엘리엇은 2018년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해 자신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국제투자분쟁 절차에 따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엘리엇은 손해배상금으로 약 7억7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조 원 가까이 요구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PCA에서 다뤄졌습니다.

2023년 PCA가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며 1,300억 원의 배상 판결을 내리자, 법무부는 이에 불복해 영국 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에서 런던 고등법원은 정부의 주장을 각하하며 엘리엇의 승소를 유지했는데, 2심에서 뒤집힌 만큼 배상 판결이 취소될 기회를 되살린 셈입니다.

이 결정은 공교롭게도 한국 대법원이 당시 합병을 둘러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확정한 직후 나왔습니다.

이번 항소심 승소로 거액의 배상 판결을 면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반전의 기회가 마련된 셈이어서 우리 정부에는 의미 있는 승리로 평가됩니다.

런던에서 YTN 조수현입니다.


촬영: 유현우
영상편집: 한경희


YTN 조수현 (sj10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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