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숟가락 얹어" 우한 영사 글에 대한항공 해명

"조원태, 숟가락 얹어" 우한 영사 글에 대한항공 해명

2020.02.03.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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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숟가락 얹어" 우한 영사 글에 대한항공 해명
사진 출처 = YTN / 지난달 31일 김포공항에 도착한 1차 전세기에서 내리는 우한 교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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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현지 경찰 영사가 700여 명 교민들의 귀국 지원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교민 수송에 힘쓴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전세기 탑승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 1일 우한에서 교민 귀국 지원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정다운 경찰 영사는 '위챗 모멘트'에 글을 올려 "마지막 전세기 333명 무사 탑승 후 이륙 전문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영사는 "9살, 7살 천둥벌거숭이 둘 데리고 혼자 비행기를 타는데 잘 가라는 배웅도 못 했다. 비행기에서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2인 1실 좁은 격리실에 애 둘과 같이 힘들어하고 있을 아내 생각이 나서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한 총영사관의 이광호 부총영사, 주태길·이충희 영사를 비롯한 교민 수송에 참여한 실무관들,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 중국인 행정직원, 봉사자 등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최덕기 한인회장 역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지 총영사관 직원들이 너무 성실히 잘 해주셨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 영사는 이번에 조원태 회장이 기내에 탑승한 것과 관련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는 우한에 고립된 우리 국민 700여 명을 데려오는 전세기를 띄우면서 국적기 중 우한 노선 운행 경험이 있는 대한항공을 택했다. 조 회장은 수송에 지원한 조종사와 승무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 전세기 탑승에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영사는 "고생해서 전세기 마련했는데 밥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 데리고 비행기 타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서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보지만 결국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했다.

끝으로 정 영사는 "저는 여기 남은 교민분들을 다시 챙겨드려야 한다. 고립된 다른 분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라며 "마스크 등 구호물자를 나눠드려야 하는데 조금만 버텨달라"라고 덧붙였다.

이 글이 퍼지자 대한항공 측은 언론에 "조 회장은 교민들의 탑승을 위해 기내에서 준비한 것이다. 별도의 비서를 동행하지 않았다"라며 "좌석은 부족하지 않았으며 전세기를 띄우는 것은 기업으로써 희생을 감수한 것으로 숟가락을 얹었다는 표현은 과하다"라고 해명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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