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을 봐주지 않고 냉정하게 말할 때! ‘가차 없다’

사정을 봐주지 않고 냉정하게 말할 때! ‘가차 없다’

2018.06.11. 오후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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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 과장님~
과장: 왜? 무슨 일이야?
김 대리: 이번 주 토요일 날 저희 장모님 생신이거든요. 저 토요일 워크숍 좀 빼주시면 안 될까요?
과장: 하하하. 김 대리 안 돼.
김 대리: 사정 좀 봐주세요. 네?
과장: 자네만 그렇게 막 봐주고 그러면, 말도 많아지고 피곤해져 절대 안 돼!
김 대리: 과장님 너무 가차 없다.

[정재환]
네. 과장님의 태도가 좀 냉정하긴 하네요.

[장민정]
이처럼 사정을 봐주지 않고 냉정하게 말할 때 혹은 그렇게 일 처리를 하는 경우를 가리켜서 ‘가차 없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정재환]
그런데요. 가차라는 이 단어 좀 어려운데요. 이게 무슨 뜻이죠?

[장민정]
가차는 정하지 않고 잠시만 빌리는 것을 뜻합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요 외래어를 한자로 표기할 때 보통 그 뜻을 나타내는 한자를 찾기 힘든데요. 이럴 때 뜻은 다르지만 음이 같은 한자를 빌려 씁니다. 예를 들면요 프랑스를 불란서라고 쓰는데요. 이것을 ‘가차’라고 말합니다.

[정재환]
아하! 그러니까 에스파냐를 가리키는 서반아 이것도 같은 거네요.

[장민정]
정확합니다. 이런 경우에 빌려다 쓴 한자는 단지 외래어를 비슷하게 소리내기 위한 것일 뿐이고요. 한자 자체가 가지고 있는 뜻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정재환]
그럼 말이죠. 가차가 없다는 건 이렇게 임시로 빌려다 쓸 한자도 없다 이런 뜻이겠네요.

[장민정]
맞습니다. 그래서 가차 없다는 말은 임시로 빌려다 쓰는 것도 안 될 정도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뜻으로 쓰였는데요. 최근에는 조금도 사정을 봐 줄 수 없는 경우 아주 단호한 표현으로 ‘가차 없다’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정재환]
네.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가차 없다’ 입니다.

[장민정]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사정을 봐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외래어를 한자로 표기할 때 뜻은 다르지만 음이 같은 글자를 임시로 쓰기도 했는데요. 이런 글자조차 없는 상황을 표현할 때 쓰던 말입니다.

[장민정]
정재환 씨 오늘 제 설명이 좀 어땠나요?

[정재환]
가차 없이 말씀드리면 말이죠. 100점 만점에 70점입니다.

[장민정]
아니 겨우 70점이요? 왜요?

[정재환]
아이 저도 30점 정도는 하고 있잖아요~ 지금.

[장민정]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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