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과 저승, 유명(幽明)을 달리하다

이승과 저승, 유명(幽明)을 달리하다

2018.05.14. 오전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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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네, 알겠습니다.
부장: 아니, 무슨 일이야?
과장: 오늘 김 과장이 회사에 못 나올 것 같은데요..
부장: 왜?
과장: 어머님이 돌아가셨답니다.
부장: 아이고... 근데 원래 몸이 좀 안 좋으셨나?
과장: 아니요. 교통사고 때문에 중환자실에 계셨는데 오늘 새벽에 유명을 달리하셨답니다.

[정재환]
생을 마감했을 때, ‘돌아가셨다‘ 와 같은 의미로 ’유명을 달리하다’는 표현을 많이 쓰죠.

[장민정]
네, 그렇긴 한데 전 사실 유명이란 단어가 생소한데요. 유명(幽明)이 정확히 무슨 뜻이죠?

[정재환]
유명의 사전 풀이를 보면요. 어두울 유(幽) 자에, 밝을 명(明) 자를 쓰는데요. 첫 번째 풀이는 글자 그대로 어둠과 밝음을 이르는 말이고요. 두 번째 풀이는 사람이 죽어서 가는 저승과 지금 살고 있는 이승을 이르는 말로 풀이가 되어 있습니다.

[장민정]
그런데 유명을 왜 ‘달리하다’고 하는 거죠?

[정재환]
‘달리하다’는요. 어떠한 사정이나 조건이 서로 달라진다는 뜻인데요. 그러니까 유명을 달리한다는 건, 이승에서 살다가, 다른 곳, 저승으로 가셨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죠. 최근에는 ‘죽다’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로 이승을 떠난 분에게 예의를 갖춰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민정]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유명을 달리하다’입니다.

[정재환]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갔다는 뜻으로 옛날 사람들이 이승을 밝은 세상으로, 저승을 어두운 세상으로 구분해 사용하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장민정]
많은 분이 유명을 달리하다 대신 운명을 달리하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이건 틀린 표현인가요?

[정재환]
네! ‘운명’에는 사람의 목숨이 끊어졌단 뜻이 담겨 있거든요. 따라서 ‘운명을 달리하다’가 아니라 ‘운명하다’라고 써야 맞습니다.

[장민정]
여러분, 확실히 아셨죠? 앞으로는 헷갈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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