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칫국부터 마신다’의 김칫국은 ooo 국물?

‘김칫국부터 마신다’의 김칫국은 ooo 국물?

2018.02.12. 오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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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여보, 뭘 그렇게 열심히 봐?
남편: 다음 주 토요일이 무슨 날이죠?
아내: 아... 자기 생일?
남편: 딩동댕~
아내: 그래서?
남편: 생일 선물 고르고 있었지. 핸드폰 최신형으로 바꿔야 될 거 같아. 나 이거 사줘!
아내: 뭐?? 참 내...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네.

[정재환]
아... 저러다 말이죠. 참... 미역국도 못 먹을까 걱정이 됩니다.

[장민정]
그러게 말입니다. 이렇게 상대방은 뭔가 해줄 생각도 없는데 혼자 지레짐작으로 은근히 바라거나 착각하는 경우를 가리켜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합니다

[정재환]
떡과 김칫국 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 거죠?

[장민정]
옛날에는 떡을 먹을 때 목이 메지 않도록 김칫국과 함께 먹었다고 합니다.

[정재환]
아니, 왜 하고많은 국 중에 김칫국을 마셨을까요?

[장민정]
여기에서 김칫국은 김치를 넣고 끓인 국이 아닙니다. 김장김치나 깍두기 같은 빨간 김치의 국물도 아닙니다. 바로 동치미처럼 맑은 김칫국을 뜻하는데요.

[정재환]
동치미 국물! 캬~ 정말 시원하죠.

[장민정]
나박김치나 동치미의 재료로 쓰이는 무에는 소화가 잘 되게 하는 효소가 들어 있는데요.

[장민정]
지금처럼 음료수가 흔하지 않던 옛날에는 떡을 먹을 때 반드시 무가 들어 있는 김칫국을 함께 마셨다고 합니다.

[정재환]
그러면요. 목이 메지도 않고, 체하지도 않고, 소화도 아주 잘 되죠.

[장민정]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옆집에서 떡을 하면 ’우리 집에도 당연히 떡을 갖다 주겠지‘하고 지레짐작하며 김칫국을 미리 준비해 마시는 모습을 비꼬아 표현한 말입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입니다.

[장민정]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지레짐작하며 미리 바라거나, 일이 다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비꼬는 말입니다. 옛날에 이웃에서 떡을 하면 우리 집에도 줄 것이라 생각해서 미리 김칫국부터 들이키는 행동을 빗댄 표현입니다.

[정재환]
옛날에 할머니가 고구마랑 얼음 동동 떠 있는 동치미 국물을 늘 함께 주셨는데요, 제가 급하게 먹다 혹시 탈이 날까 봐 늘 그렇게 챙겨주신 겁니다.

[장민정]
그런 모습이 바로 우리 선조들이 남겨주신 생활의 지혜인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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