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복서 이흑산을 아시나요?

난민 복서 이흑산을 아시나요?

2018.02.06. 오전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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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 슈퍼웰터급 복싱 챔피언 타이틀을 딴 이흑산.

그는 과거 카메룬 군대 소속 복서였고, 지금은 카메룬 출신의 한국 난민입니다.

한국으로 와 챔피언이 되기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녹취구성]

[이흑산: 제 한국 이름은 이흑산입니다. 저는 한국의 난민이자 복싱선수입니다.]

카메룬 군에서 아마추어 복싱 선수로 활약
3년 전 무주 세계군인대회 출전 때 망명

[이흑산: 저는 카메룬 군대에서 복싱 챔피언이었어요. 군대에서 복싱을 오래 했어요. 여러 경기에 나갔고 아마추어 선수 경기에도 나갔죠. 하지만 군대에서는 아주 힘들었어요. 거기서 월급을 전혀 받지 못했고 (구타를 당하는 등) 생활이 어려웠어요. 전부터 그곳에서 나오려고 했어요. 근데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 대회에 출전하는 기회가 있었고, 그 기회를 활용해 (도망친 것이죠.)]

망명 뒤에도 놓지 않은 챔피언의 꿈!

[이흑산: (대회가 끝난 후 한국에서도) 복싱을 계속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복싱을 통해서 아마도 또 한 번의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처음 정착했던) 천안에 있을 때 코치님을 알게 되었어요. 코치님의 선수들과 스파링을 했어요. 코치님 있는 곳으로 가려고 그와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했어요. 저는 대전을 하고 싶었는데 천안에서는 어려웠어요. 제가 코치님에게 연락을 했을 때 코치님이 어디 사는지 알려줬고 그렇게 이곳 춘천에 올 수 있었어요. 제 이름 이흑산의 ‘이’도 코치님의 성이고 코치님이 주셨어요. ‘흑산’은 검은 산 이라는 뜻이라고 했어요.]

탈출 뒤에도 수배…아는 사람은 한 명 없어
'무인도' 같던 한국 정착 위해 난민 신청

[이흑산: 탈출을 하고 한국에 있으면서 제가 이미 수배 중이란 사실을 알았어요. 카메룬에서 많은 사람들과 가족들이 조심하라고 일러줬어요. 만약에 다시 카메룬 군대에 송환되면 제가 아주 위험할 수 있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난민 지위를 반드시 신청해야 했어요. 네 (난민 인정을) 한번 거부당했어요. 탈출했었을 때 저는 한국을 몰랐어요. 그리고 한국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어요.
아는 사람도 한 명도 없고 가족도 친구도 없는 나라에서 혼자 있게 된 거요. 그때 정말 힘들었어요.]

한국에서 얻은 소중한 '보통의 삶'
난민 지위를 얻고 자유인이 되다!

[이흑산: 난민 지위를 획득하고서 자유인이 된 것 같았어요. 왜냐하면 전부터 감옥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언젠가 카메룬으로 송환되고 카메룬에 넘겨져서 사형선고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난민 지위를 얻고 나서 다시 삶을 사는 기분이었어요. 첫 번째로 지금 저는 자유인이죠. 여행도 할 수 있고 한국에서 여느 한국 사람처럼 살 수 있게 된 거죠. 저는 지금 당장 직업이 없어요. 그리고 복싱해서 번 적은 돈으로 살아요. 충분하지 않아요. 아주 적은 돈이죠. 종종 작은 일거리를 찾으려고 하는데 아주 어려워요. 잘 안돼요. 가끔 아침 일찍 나가서 인력사무소에 가요. (종종 오늘처럼) 일을 구하지도 못하고 집에 들어가요. 하루를 이렇게 소비해요. 힘들고 어려워요. (그래도) 다행히 여러 사람이 저를 도와줘요. 저를 특별히 도와주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 항상 저에게 기운을 북돋아 줘요. 해결책이 있을 거라고 항상 말해줬어요.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힘을 줬어요.

난민 이흑산이 생각하는 한국은?
흑인을 낯설어해도 '한국은 안전한 나라!'

[이흑산: 한국은 안전을 잘 보장해주는 나라인 것 같아요. 문제가 발생하면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 첫 번째에요. 그것이 한국에서 제가 제일 관심을 두는 부분이에요. 몇몇 사람들은 호기심으로 저를 쳐다봐요. 제 머리카락을 쳐다본다거나요. 근데 저는 그런 행동들이 인종차별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평범한 삶 꿈꾸는 이흑산의 새해 희망
"어떤 상황에도 절대 희망 잃지 말아야"

[이흑산: 한국어 수업을 신청하러 이 학교에 오고 싶어요. 한국어 수준도 늘리고 한국어도 공부하고 하려고요. 운동을 잘 마치고 제가 원하는 것을 얻고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서 돈도 많이 벌고 좋은 삶을 꾸리고 아내도 얻고 보통의 삶을 갖고 싶어요.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나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삶에 대한 희망을 절대 잃지 말고 항상 싸워나가야 한다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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