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한산성', 슬픈 역사를 재현하다

영화 '남한산성', 슬픈 역사를 재현하다

2017.11.20.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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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운명을 앞에 둔 대신들의 치열한 논쟁!

청의 대군이 공격해온 그 당시의 공기까지 재현한 영화 '남한산성'.

슬픈 역사를 스크린으로 되살린 감독과 배우에게 듣는 '남한산성' 비하인드!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김훈 작가의 소설 속에) 병자호란 동안 남한산성 안에 갇혀있는 신하와 왕과 백성의 모습이 너무너무 생생하게, 마치 제가 그곳에 있는 것처럼 묘사돼 있었어요.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또한 김상헌과 최명길이 인조를 앞에 두고 척화와 주화로 나뉘어서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그 말들이 너무 처절하면서도 또한 논리정연하면서도 철학을 담고 있었는데,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김훈 작가님의 문장력이, 또 그 말 속에 멋과 어떤 아름다움까지 느껴질 정도로 너무 그 대사들이 좋았어요.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그들의 논쟁을 멋진 배우들의 입을 통해서 다시 화면으로 재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습니다.

Q. 소설의 말을 대사로 바꾸실 때 어떤 방법을 쓰셨는지?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제가 좋아하는 대사들은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살려 가고 싶었고요.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그리고 사실상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고어(古語)도 맥락상으로 크게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다만 너무 한문이 많이 섞여서 반드시 이해가 되어야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 소설 속에서만 이해되는 그런 대사들은 말로, 구어체로 풀어서 관객들이 조금 더 이해하기 쉽도록 바꾼 대사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제가 읽었던 그 문장들의 아름다움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바꾸려고 노력했습니다.

Q. 메이킹 필름을 보니까 그 시대의 공기까지 담으려고 노력하셨다고 했는데 미술이나 프로덕션 디자인을 어떤 콘셉트로 설계하셨습니까?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최대한 있는 장소들을 많이 활용하려고 노력했고요. 그래서 실제 남한산성, 그 역사 속의 공간에 가서 최대한 많이 촬영했습니다.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최대한 온열기들을 이용하지 않고 혹한의 추위를 그대로 느끼면서, 그 안에서도 입김이 펄펄 뿜어져 나올 수 있는 그런 오픈세트에서 촬영했고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전반적인 콘셉트가 무채색, 마치 동양화처럼 채도가 떨어지는 색깔들을 활용하는 게 원칙이어서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화려한 것들을 배제하고, 좀 담담하고 수묵담채화 같은 느낌의, 무채색의 계열들을 프로덕션 디자인에 활용했습니다.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이 인물들이 실제 어떤 인물들인가에 대해서 (배우들에게) 자료를 드리고 많이 연구하고 제가 생각하는 이 실제 인물들의 모습에 대해서 같이 얘기를 많이 나눴고요.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구체적으로 한 컷 한 컷 나누며 대사별로 따로 디렉션을 주지 않고, 그때 마치 진짜로 그 상황이 벌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현장감을 좀 더 느끼기 위해서 연극적인 방식을 좀 더 이용했습니다.

Q. 내가 봐도 손꼽을 만한 명장면은?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딱 두 개만 제가 욕심을 내서 꼽아보자면, 첫 번째는 병자호란에서 남한산성에서 벌어진 가장 큰 전투였던 북문전투 시퀀스가 있습니다.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또 다른 장면으로는 이 두 배우가, 김상헌과 최명길이, 답서를 청나라 황제에게 보낼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마지막 논쟁 장면이 있습니다.

Q.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이 영화는 제가 오랜만에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정통 사극이고요. 한국 역사에서 가장 아프고 슬픈 역사의 한순간인 병자호란과 삼전도의 굴욕을 다룬 영화입니다.

[인터뷰: 황 동 혁 / 감독]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나 외세 상황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가지고 한번 비교해서 돌아가면서 얘깃거리를 만들어드리려고 합니다.

[인터뷰: 이 병 헌 / 최명길 역]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해서 인조가 청에 쫓기고 이제는 더 이상 갈 데가 없어서 남한산성으로 피신을 하고 그곳에서 47일간 있으면서 자기의 충신, 최명길과 김상헌의 두 가지 다른 소신 사이에서 갈등하고 결국엔 청에 항복하는 그런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Q. 연기를 할 때 배역에 대한 몰입, 연구는 어떻게?

[인터뷰: 이 병 헌 / 최명길 역]
배우들이 어떤 역할을 할 때 실제로 내가 그 캐릭터에 100% 수긍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인물에 젖어들려고 애를 쓰는 그런 과정들을 지나고 난 다음에 그 역할을 연기하는 게 보통인데, 저는 처음 책을 읽었을 때 정말 중간이었어요. 어쩌면 이 시나리오가 누군가 한 사람에게 감정이입이 돼서 끝까지 따라가는 게 아니고, 두 사람의 너무 다른 논리가 50대 50으로, 정확하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두 사람 모두가 맞았기 때문에, 그것이 어쩌면 이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어쨌든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최명길이었기 때문에, 최명길의 입장과 생각과 논리를 최대한 나의 것으로 만들고 또 그 캐릭터에 젖어들기 위해서 애를 많이 썼죠. 그리고 백분 이해가 되는 그런 소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인터뷰: 이 병 헌 / 최명길 역]
실제 소설에도 나오고 역사 속에서도 그런 상황이었다고 얘길 들었는데, 한 나라의 왕조차도 입김이 풀풀 나는 그런 임시 궁 안에서 반찬도 한두 가지만 넣고 먹을 수밖에 없는 그런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저희가 한겨울에 찍었는데, 일부러 모든 방의 문을 열어놓고, 입에 김이 보이게, 그렇게 촬영을 했어요. 연기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입김이 더 많이 나는 게 오케이 컷으로 끝났을 정도로 입김의 양이 굉장히 중요했던 그런 촬영이었습니다.

[인터뷰: 이 병 헌 / 최명길 역]
사실 병자호란의 그 어떤 정세와 상황이 지금 우리의 정세와 상황과 너무나 맞닿아 있고, 사실 그 두 상황뿐만 아니라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그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그런 상황들을 늘 겪어왔던 우리의 입장인 것 같아요. 이 영화가 어떤 답을 주거나 무언가를 제시하진 않지만, 과거 몇백 년 전에도 너무나 흡사하게 이런 상황이 있었다는 것, 그런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지금의 상황을 좀 더 깊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그런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이 병 헌 / 최명길 역]
이 영화는 기존의 사극과 달리 정통 사극으로 만들려고 애를 썼고, 그러다 보니 소설 속에 나오는 다소 생경하고 어려운 단어들이 분명 나오긴 하지만, 그런 단어와 말투가 저는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감정이입을 하는 데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연기를 했던 배우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던 관객들도 ‘아 저 시대엔 저랬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영화 초반부터 바로 빠져들 수 있는 좋은 장치라고 생각해요. 그 시대의 분위기와 옛말들에 대한 멋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 김 윤 석 / 김상헌 역]
네 남한산성에서 예조판서 김상헌 역할, 그러니까 역할을 설명한다면 결사 항전을 주장하는 편에 서 있는 김상헌 대감 역할 맡았습니다.

[인터뷰: 김 윤 석 / 김상헌 역]
사실 감독이 시나리오를 배우에게 보내는 건 우리끼리는 ‘러브레터’라고 하는데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특징을 얘기한다면 사극이지만, 퓨전 사극이 (요즘) 많이 나오는데 이번 사극 같은 경우는 정말 ‘정통사극이다’라는 느낌이 물씬 났었고, ‘한번 클래식하게 붙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소설의 장점과 영화만의 매력은?

[인터뷰: 김 윤 석 / 김상헌 역]
일단 이 소설에 대한 저희의 예의는 작가님이 쓰신 인물에 대한 표현들, 글들, 옛말을 다 살리면서 했던 표현들이 이 한정적인 두 시간 정도의 영상 안에서 어떻게 다 담아낼 수 있을까. 이 뉘앙스를. 이것이 명작소설에 대한 예의였고요.

[인터뷰: 김 윤 석 / 김상헌 역]
다들 고개를 밑으로 숙이고 대본을 보는 데 집중하는데 정신이 없었어요. 이 말들이 굉장히 함축적이고 굉장히 어려운 말들이 많기 때문에 그걸 관객분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고.

둘 다 충신이고 나라를 위하는 마음도 있고 목숨을 걸고 자기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대립하는 얘기인데. 이병헌 씨랑 아주 좋은 앙상블을 이뤘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진지하고 정말 굉장히 집중하는 이런 모습들이 매력적이었습니다.

Q. 인물이 척화파와 주화파로 팽팽하게 대립할 텐데 개인적으로 김윤석 배우의 입장은?

[인터뷰: 김 윤 석 / 김상헌 역]
제가 김상헌 역할, 결사 항전 편에 들었기 때문에, 저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죠.

[인터뷰: 김 윤 석 / 김상헌 역]
김상헌은, 만약에 국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대립을 하고 교류를 하고 제안을 하고 이렇다면 모르겠지만, 이미 쳐들어왔어요. 걔들이. 우리 집 안방에 쳐들어온 거죠. 저는 결사 항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쳐들어온 놈을 대화로 풀 순 없다. 이미 쳐들어왔는데 어떡할 거냐. 안 쳐들어오고 그냥 국경 너머에서 ‘야 우리 편 같이 하자’ 이렇게 한다면 합의를 볼 수 있겠지만, 이미 쳐들어온 이상 우리도 칼을 빼 들 수밖에 없다.

Q. 영화의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감상하면 되는지?

[인터뷰: 김 윤 석 / 김상헌 역]
남한산성 하면 사실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딱 한 문장으로 결정지어지는 패배의 역사라고 (많이들) 생각하는데. 이 남한산성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것을 가지고 싸우고, 다투고, 목숨을 초계같이 버렸는지를 와서 직접 확인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승리의 역사보다 패배의 역사가 얼마나 더 처절하게 재밌는지, 또 많은 교훈을 주는지. 이 어마어마한 영상미도 즐기시고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습니다. 꼭 놓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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