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구보 씨의 일일

유학생 구보 씨의 일일

2018.05.19. 오후 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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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은 어느새 200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유학과 결혼, 직장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을 찾는 건데요.

그들이 바라본 한국, 또 그들이 바라는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요?

슬로바키아 출신 유학생, 알렉산더 구보 씨의 하루를 따라가며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조선 시대부터 현재까지 서울을 한눈에 보는 서울역사박물관.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은 외국인이 있습니다.

관람객도 드문 전시관에서 진지한 눈빛으로 둘러보는데요.

이곳은 어떻게 오셨나요?

[알렉산더 구보 / 한국사 연구원 : 원래 제가 한국 역사하고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어서 한국 문화를 깊게 배우기 위해 한국에 왔어요. 또 한국어도 좋아했어요.]

슬로바키아 출신 알렉산더 구보 씨.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구보 씨는 한국을 더 잘 알기 위해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지금은 한국 역사와 민족주의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는데요.

[알렉산더 구보 / 한국사 연구원 : 특히 대한제국부터 일제 강점기 통해서 오늘까지, 현재까지 관심이 있어요.]

어느덧 한국 생활 7년 차.

구보 씨가 바라본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요?

급격한 경제 발전을 이룬 나라?

아름다운 한글과 매력적인 문화와 오랜 역사가 숨 쉬는 나라?

하지만 외국인 구보 씨가 살기에 한국은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사회였습니다.

'다문화'라는 관점에서 말이죠.

[알렉산더 구보 / 한국사 연구원 : 대부분 다문화라는 말 나오면 (한국 사람들이) 결혼(이민자), 노동자라는 뜻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많은 한국 사람들. 또 한국에서 약간 나라나 문화에 대한 계급주의가 있죠. 그래서 역사적으로 이 계급주의를 받아서 백인을, 미국을 따라 편향하기 때문에 조금 달라요.]

흔히 유럽에서 온 백인 남성에게는 별다른 차별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구보 씨가 만난 한국 사람들은 서유럽과 동유럽에 대해서도 인식이 달랐다고 합니다.

[알렉산더 구보 / 한국사 연구원 : 한국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유럽이라는 개념이 대부분 '서유럽'이에요 사실 슬로바키아에 대한 지식이 폭넓지 않아요. 일반인 중에서 여러 외국 문화 향해 열려 있는 사람 많아지고 있어요. 근데 전체 사회를 보면 열려 있는 사회라 볼 수 없어요. 하지만 슬로바키아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인식.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무슨 나라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는지, 좀 더 바꾸면 좋겠어요.]

봄볕 따사로운 어느 날.

구보 씨가 초등학교에 나타났습니다.

[알렉산더 구보 / 한국사 연구원 : (오늘 뭐 하러 오셨어요?) "오늘은 다문화 수업하러 왔어요.]

구보 씨는 슬로바키아 출신이지만 민족적으로는 헝가리 문화를 이어받았다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헝가리 문화를 가르치러 왔다네요.

무지에서 비롯된 차별과 편견을 없애려면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면 되는 겁니다.

이런 마음에서 구보 씨는 4년 전부터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다문화 교육을 해왔습니다.

[이다인 / 2학년 : (구보 선생님은 어땠어?) "재미있고 웃겨요.]

[김서하 / 2학년 : (뭐가 가장 재미있었어?) "헝가리에 대해 시간 여행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알렉산더 구보 / 한국사 연구원 : 어떨 때는 작은 애들이 정말 자세히 역사를 알고, 아니면 역사적인 특징을 알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도 놀랄 만큼 구보 씨는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도 높고 지식도 많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한국사와 세계사를 청소년들에게 알리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는데요.

외국인의 시각에서 세계사와 한국사를 비교하는, 조금은 특별한 활동이라고 하네요.

[알렉산더 구보 / 한국사 연구원 : 제가 원래 하고 싶은 일은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 아니면 여러 문화, 역사를 한눈에 보고 그 역사에 있는 시스템들을 민족과 국적을 막론하고 대증적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구보 씨가 만든 책으로 한국사와 세계사를 배울 우리 아이들.

외국인 친구를 만나도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구보 씨가 바라는 한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알렉산더 구보 / 한국사 연구원 : 제가 지금 아이들을 많이 가르쳐왔는데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 많아요.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 원래 자기가 좋아하는 걸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는 아이들이 많이 있어요. 근데 그건 제가 생각하기에 큰 실수일 수 있어요. 그리고 외국으로 많이 나가야 해요. 많이 나가고 공부하고, 미국만 아니고 여러 가지 나라로도 가고 교환학생 아니면 일하고 하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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