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코리아] 결혼이주여성 10만 시대, 한-베 다문화 가정의 현주소는?

[원코리아] 결혼이주여성 10만 시대, 한-베 다문화 가정의 현주소는?

2018.03.10. 오전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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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인구 200만 명 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

지난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한국으로 이주해 온 여성은 10만 명에 이릅니다.

그중 베트남 여성 배우자는 3만 9천여 명!

2년 연속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증가하는 다문화 가정만큼이나 해마다 이혼 인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정이 해체된 뒤 어머니인 베트남 여성은 자녀와 함께 귀국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국어도, 한국 문화도 알지 못하는 한국 국적의 한-베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베트남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1. 한-베 다문화 가정의 해체, 베트남으로 가는 한국 어린이들

[한우성 /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 안녕하십니까,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한우성입니다. 최근에 와서는 베트남 출신 여성들이 중국 출신 여성들보다 숫자가 더 많아졌습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해서 말하자면 한-베 다문화 가정을 이루는 거죠. 참 안타깝게도 이 여성들이 한국에서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다 하는 그런 상황이 아니고 그들 중에 일부가 적응이 잘 안 돼서 또는 한국 남성들의 또는 여성들의 본인들의 문제로 인해서 이혼, 또는 별거인 상태로 결손가정이 됩니다. 결혼을 한 한-베 다문화 가정의 약 23% 정도가 이혼을 하고요. 별거는 통계가 안 잡히잖아요. 그런 상태로 (베트남으로) 돌아가시는데요. 자기의 자녀들을 데리고 돌아가는 거죠. 이 자녀들은 혈연적으로 보면 50%는 코리안이고 50%는 베트남인이잖아요. 그런데 국적을 보면 대한민국 국적자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다문화 가정의 해체,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영등포 다문화지원센터에서 베트남 여성들의 상담을 도와주는 현정 씨에게 물어봤습니다.

Q. 베트남 여성들이 주로 상담하는 문제는?

[현 정 / 영등포 다문화지원센터 베트남어 통역 (2013년 한국 귀화) : 1순위는 부부갈등이 많이 문제가 나왔고, 그다음은 고부갈등이 나와요. 세 번째는 취업 때문에. 주로 이 3가지 영역에 문의가 많이 들어와요. (평균 상담 전화 100통 가운데 ) 가족이랑 관련해서 거의 40% 정도 연락이 와요. 나머지는 남편과 갈등이 일어나거나 아니면 남편한테 전달하고 싶은 거. 그런 게 더 많아요.]

Q. 부부갈등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현 정 / 영등포 다문화지원센터 베트남어 통역 (2013년 한국 귀화) : 우선 일단은 의사소통 안 되고 첫 번째 언어.
두 번째는 성격이 안 맞아요. 대부분 국제결혼 하는 커플은 나이 차이가 좀 있잖아요. 시대(세대)가 다르니까 보는 시선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르니까 그게 제일 큰 원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베트남과 한국이 가족문화가 달라서 벌어진다고도 볼 수 있나요?

[현 정 / 영등포 다문화지원센터 베트남어 통역 (2013년 한국 귀화) : 그렇죠. 맞아요. 문화도 이렇게 다르기 때문에
더 갈등이 생기는 거예요. 베트남에서는 시어머니들 간섭이 이렇게 심하지 않아요. 자기 결혼했으면 모든 건 다 자기 아들에게 넘어가는 거죠. 너희 부부 알아서 해라, 이렇게 간섭하지 않아요. 그런데 여기 한국에선 어머님들이 그렇게 인식하기 때문에. 이 며느리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내가 가르쳐줘야겠다. 한편으로 보면 그것도 좋은 의도라고 볼 수 있지만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 그걸 좋게 받아들이는지 나쁘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서 갈등이 생겨나는지 더 행복하게 지내는지 그건 사람마다 다르거든요.]

이렇게 갈등이 일어난 뒤에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법률적인 이유도 있다는데요.

[이현서 / 이주민 지원 공익센터 '감동' 변호사 : 안녕하세요. 저는 이주민 지원 공익센터 '감동'에서 일하고 있는 변호사 이현서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이현서 / 이주민 지원 공익센터 '감동' 변호사 : 한국인의 일반 이혼 소송하고 다른 게 체류 자격이 걸려 있다 보니까 제일 이혼 소송을 할 때 가장 중점이 되는 거는 귀책사유가 누구한테 있느냐는 거예요. 결혼 이주 여성 사건의 경우에는 만약에 한국에서 계속 지내기를 원하는 경우에 이혼하게 되면 기본적으로는 혼인 비자의 효력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출국을, 다시 (베트남으로) 귀국을 해야 해요.]

베트남으로 귀국한 한-베 다문화 가정 자녀는 어떤 현실과 마주하게 될까요?

Q. 베트남 귀국 후 여권·비자 갱신은?

[이현서 / 이주민 지원 공익센터 '감동' 변호사 : 어머니는 한국 국적이 없더라도 한국인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한국에서 태어나면 한국 국적이 생기거든요. 한국 여권을 발급을 받고 여러 과정을 거쳐서 아이를 데리고 본국을 돌아가서 거기서 아이를 양육하더라도 이 아이는 국적은 한국인 거잖아요. 근데 여권을 만료되지 않게 계속 갱신을 해줘야 나중에 이 아이가 여권으로 어디든지 계속 다닐 수가 있는 건데 무조건 친아버지의 동의가 필요하더라고요. 여권 갱신하는 것에 있어선. 그래서 그것 때문에 몇 년 동안 보지도 못했던 친아버지를 찾아서 하지 않으면 여권이 갱신이 안 되고 그런 어려움이 있어요.]

Q. '교육·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

[한우성 /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 (한국인 아버지가 동의하지 않으면) 한국 여권을 재발급 받지 못하기 때문에 또는
여권 기한을 연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하게 됩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입니다. 법적으로는 재외국민 그런 거죠. 그러니까 베트남 정부 입장에서는 아이들에게 공교육을 제공할 의무가 없는 거죠. 그러니까 초등학교에 안 받아 주는 거에요. 원칙적으로. 그런데 베트남이 그렇게까지는 안 하고 초등교육을 제공은 해요. 그런데 애들이 거기에 재학하는 게 아니고요. 청강생으로 공부를 하는 거기 때문에 중학교에 가야 하는데 초등학교 졸업장이 없어요. 청강생이니까. 말하자면 이수증 정도가 있는 거죠.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베트남 정부의 의료보험 혜택도 받지 못해요. (이대로라면) 한국과 베트남의 두 나라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인권과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자라나게 되는 것이죠.]

한-베 다문화 가정의 해체와 둘러싼 문제, 앞으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내야 할까요?

[이현서 / 이주민 지원 공익센터 '감동' 변호사 : 비자 문제를 현실적으로 좀 개선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의 비자 체류 자격을 발급해주는 문제나 연장이나 갱신하는 문제가 굉장히 까다롭거든요. 이게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그걸 빌미로 볼모로 삼아서 외국인 등록증이랑 여권을 따로 뺏어서 통제하고 관리를 한다든지 이런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그런 일이 안 생기게끔 비자를 연장하거나 갱신하는 과정에서 기준이 좀 완화가 돼야 할 거 같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인식개선, 이 조금 더 이뤄져야 할 것 같아요. 그런 경우가 많거든요. 베트남 여성분이 한국으로 결혼으로 하러 와서 살고 있어도 어쨌든 이분은 베트남 사람이고 베트남의 본인의 가족들이 있잖아요. 근데 이 한국 가족분들 중에서는 너는 이제 한국으로 왔으니까 한국인, 한국문화에 모든 걸 다 맞춰야 한다, 근데 우리는 베트남 문화에 맞출 필요가 없어,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니까 이런 식으로 해서 전혀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다문화가 이뤄지지 않아요. 그러니까 굉장히 일방 문화로 좀 강요를 하는 그런 분위기로 많이 가고 있어서 현실은. 그래서 조금 더 그런 인식을 개선하는 교육이 좀 더 이뤄져야 될 것 같고요.]

[한우성 /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 우리가 지금 우리 국민인 이 어린이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이 아이들의 인생이 어떻게 전개될지 하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베트남 정부도, 대한민국 정부도 이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를 몰라요. 지금 저희가 갖고 있는 통계로는 아이들이 한 4천 명 정도 될 것이다 라고 통계는 잡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규모를 모를 뿐만 아니라 도대체 어디에 사는지를 모릅니다. 그러니까 분포, 이걸 정확히 파악해야 되는데 이게 쉽지는 않죠. 이 베트남이 아직도 유교 문화가 전통이 있는 나라라서 이 여성들이 외국에 가서 결혼해서 실패하고 돌아온 여성이라는 일종의 사회적 낙인이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자기가 나 이런 사람이다, 날 좀 도와달라 이런 말을 못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들이 그렇게 용감하게 나설 수 있도록 어떠한 사회적인 그런 장치나 시스템이 마련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는) 한국어 교육을 시켜야죠, 그리고 이 아이들에게 정체성 교육을 시켜야 하죠. 이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하고 훗날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실제로 현실적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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