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실패로 배우는 모험 놀이터

도전과 실패로 배우는 모험 놀이터

2017.09.24. 오전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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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높은 단상 위에 오른 아이.

정글을 누비는 타잔처럼 거침없이 줄에 매달립니다.

맨발로 낙엽을 밟아도, 불장난을 해도 말리거나 혼내는 이 하나 없습니다.

아이들이 방치된 것은 아닐까요?

[이치무라 / 학부모 :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여기에 있는 부모들이 잘 돌보고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곳은 자연 속에서 뛰어놀면서 배우는 놀이터, 이른바 '모험 놀이터'입니다.

버려진 가구에서 폐자재까지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하면 무엇이든 좋은 놀잇감이 됩니다.

[스가노 / 학부모 : 처음에는 놀이기구들을 보고 많이 불안했어요. 이렇게 높은 미끄럼틀이 있는 것에 놀랐어요. 하지만 아이들도 무엇이 위험한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 놀이터에서는 하나의 규칙을 내세웁니다.

'자신의 책임으로 자유롭게 놀자'라는 건데요.

자율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해 아이들 스스로 행동하게끔 하는 것이죠.

[사이토 카나 / 세타가야 플레이파크 관계자 : 모험 놀이터는 아이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불장난처럼 다른 곳에서는 하면 안 된다고 혼나는 것들도 이곳에선 할 수 있어요. 그런 것에 도전해서 실패를 반복하면서 배우는,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과잉 보호에서 벗어나자며 만든 놀이터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장치도 갖췄습니다.

학부모나 자원봉사자들이 돌아가면서 안전 점검을 하고요.

놀이 도우미가 상주하면서 최소한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마크 (별명) / 놀이 도우미 : 아이들에게 일어나면 안 될 부상을 막기 위해 저희는 보이지 않는 곳의 위험이나 놀이기구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들은 수요일마다 함께 모여 식사를 만들어 먹는데요.

이렇게 놀이터 이용자들이 자체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시작된 공간이지만 지역 학부모들이 교류하는 공간으로도 자리매김하는 것이죠.

[사이토 카나 / 플레이 파크 세타가야 관계자 : 전국에 연간 4~5회 정도씩 부정기적으로 활동하는 곳을 포함한다면 400곳 정도 놀이터가 있는데요. 이곳처럼 상설로 운영되는 곳은 100군데 정도입니다.]

아이들에게 '놀 자유'를 보장하자는 모험 놀이터.

안전과 위생, 또는 공부를 이유로 아이들을 놀이터에서 밀어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생각할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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