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코리아 24회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특집]

더 큰 코리아 24회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특집]

2017.07.30. 오전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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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이번 주 '더 큰 코리아'는 한국영화계의 개척자들을 통해 창의력과 리더십의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는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특집으로 마련했습니다.

영화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인물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왔으며 어떻게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을까요.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이 영화, 다들 아시죠?

바로 지난 2012년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넘어선 작품 '광해: 왕이 된 남자'입니다.

개봉 당시 불러 모은 누적 관객 수는 1,232만 명.

천만 영화라 대단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그동안 천만을 돌파한 한국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가을 시즌에 천만을 넘어섰다는 겁니다.

또 한가지.

이 영화는 배우 이병헌의 첫 번째 사극 출연작이기도 합니다.

할리우드에서 한창 입지를 다지고 있던 이병헌이 한국영화, 그것도 사극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원동연/ '광해: 왕이 된 남자' 프로듀서 : 이병헌 씨가 한 번도 사극을 안 해 봤던 사람임과 동시에 이렇게 서민적이고 망가질 수 있는 캐릭터를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그동안 안 해왔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완전히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까?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월드 스타에서 동네 형이 되어 버리는데 저는 굉장히 (관객에게) 친근감을 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캐스팅을 고집하게 됐던 거죠.]

영화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는 물론 감독입니다.

하지만 그 영화가 가능하게끔, 이를테면 판을 까는 역할을 하는 이는 바로 제작자, 즉 프로듀서입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어느 영화보다 더 프로듀서의 역할이 중요했던 작품인데요.

영화의 프로듀서는 투자를 유치하고 감독을 선임하며 배우를 캐스팅하는 등 영화의 A부터 Z까지 모두 총괄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제작에 참여한 수많은 인력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일은 필수입니다.

언제나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역할인 것이죠.

그렇다면 원동연 프로듀서의 설득 노하우는 무엇일까요?

[원동연 / '광해: 왕이 된 남자' 프로듀서 : 저는 약간 비굴 모드입니다. '요즘 내가 어렵다. 요즘 형이 힘들다. 네가 알다시피 내가 무조건 예산을 줄이라고 그러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그런데 형이 지금 압력 엄청나게 받고 있다.' 그렇게 먼저 제가 힘들다는 밑밥을 깔고요. 동정심을 유발한 다음에 펼치죠. '지금 상황이 이렇다. 지금 상황이 이렇고 우리가 약속한 건 이만큼이지 않니./ 내 패가 지금 이만큼 밖에 없다. 여기서 니가 좀 돕지 않으면 힘들다.' /그래서 그냥 저는 솔직하게 열어놓는 스타일입니다.]

또 한가지, 작업 과정의 불협화음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중요한 리더십의 덕목이죠.

누구 하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함께 간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원동연 / '광해: 왕이 된 남자' 프로듀서 : 사실 조연급 정도의 배우분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가슴을 다치는 경우가 본의 아니게 생기거든요. 저는 그럴 때마다 그 배우들을 다 데리고 가서, 맛집 가고, 술 사주고. 현장 가면 주연배우들보다는 조연배우들과 같이 놀아주고 농담도 하고./그런 분위기를 좀 안 만들려고, 문제 되는 분위기를 안 만들려고.]

원동연 프로듀서는 2017년 5월 개봉한 시대극 '대립군'과 연말 개봉 예정인 판타지 영화 '신과 함께' 등 한 해 동안 두 편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에너지를 과시했습니다.

역발상의 신선함을 시도할 수 있는 힘, 솔직하고 겸손한 리더십, 충무로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원동연 프로듀서의 비결입니다.

지난 2015년 말에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에 나왔던 이 유명한 대사, 많이들 기억하실 겁니다.

"대중은 개돼지입니다. 적당히 짖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내부자들'은 한국 영화사에 또 하나의 족적을 남겼습니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로는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건데요.

일종의 감독판이라고 할 수 있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 모은 관객을 합친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무려 915만 명.

영화계에서는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가 이 정도 관객을 모았다는 건 청소년 관람가 영화가 천만 명 이상을 모은 것과 필적한 기록이라고 봅니다.

[우민호 / '내부자들' 감독 :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고 강제 소환을 당하는 느낌을 받을 만큼 지금 시국에 비견되면서 사람들이 끄집어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개봉할 때만 하더라도, 대부분은 재미있게 보셨지만, 그때 저랑 이야기도 하시고 그랬지만, 어떤 대중이나 일반 관객들이나 일부 평론가들은 너무 과장이 심하다, 이런 얘기들도 많이 했잖아요. 지금 그 이후로 "국민은 개돼지" 발언도 해서 여러 사건이 이어지면서 '내부자들' 감독은 무슨 신기가 있나 보다, 그런 얘기도 듣고. 지금 이 사태까지 오면서 오히려 <내부자들> 영화는 이 사태와 비교해 봤을 때 현실을 미화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들어요. 종종.]

영화는 현실을 비추는 볼록거울과도 같습니다.

어느 정도의 과장이 들어가 있지만, 창작자의 현실 인식이 투영될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좋은 영화가 나오기 위해선 감독이 우리의 현실을 함께 느끼고 대중과 같은 눈높이에서 호흡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우민호 / '내부자들' 감독]
현실을 느끼는 거죠. 근데 그걸 현실 그대로 보여줄 수도 있고. 영화라는 게 현실보다 축소 시켜서 보여줄 수도 있고. 당시에는 전 그 현실보다 더 과장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내부자들'이라는 영화를 어떻게 보면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라는 얘기를 듣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만든 건데, 그게 너무나도 현실이 돼 버리고.

감독이기 전에 일반 사람으로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고. 흔히 쉽게 제 친구들, 주변 사람들과 술을 먹다 보면 그들의 불만이라는 게 있고 그 사람들이 이 시대에 대해 어떤 울분이라는 것들을 토해낼 때가 있잖아요. 살다 보면.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저한테 들어오는 것 같아요. 물론 영화라는 게 '내부자들' 같은 영화는 그 이전에도 사실 있었죠. 그런 소재들을 다룬 영화들은 계속 있어 왔잖아요. 한편으로 이렇게 크게 대중들에게 임팩트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가 '내부자들'이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게 제가 어떤 특별한 계산을 통해서, '아, 이건 되게 크게 터질 거야'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죠.

사실. 윤태호 작가님의 원작이 있었고, 그걸 영화로 만드는 데 있어서 조금 더 쉽게 전달되기를 바랐고, 그 영화를 보면서 어떤 측면에서 관객이 조금 더 분노하게 만들고, 그런 지점들이 통했던 거 같아요.

감독이 느끼는 현실 인식은 영화라는 틀을 통해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민호 감독은 윤태호 작가의 웹툰 원작에는 없던 우장훈이라는 검사 캐릭터를 가미했습니다.

그럼으로써 거대한 악의 세력이 응징당하는 쾌감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바로 그것이 관객들에게 일종의 대리 만족을 안겨준 셈입니다.

영화가 만들어낸 이 유행어.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 잔 할까"

겉으로 보면 그냥 말장난 같지만, 이 대사가 유행어가 된 것은 정의와 불의가 뒤집혀 버린 현실을 상징적으로, 그러나 흥미롭게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현실을 잘 알고 그것을 상상의 재료로 활용하는 것.

사람들이 시대에 대해 느끼는 불만과 결핍을 읽어내는 것. '내부자들'의 성공과 우민호 감독은 그게 바로 더 폭넓은 공감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첫 번째 기반이라는 걸 입증해 보였습니다.

이 두 편의 영화, 많이들 기억하시죠?

모두 천만 명의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입니다.

그런데 이 두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 같은 사람이라는 거, 혹시 아시나요?

바로 윤제균 감독입니다.

충무로에서 천만 영화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하는데요.

그렇게 쉽지 않은 천만 영화를 두 편이나 만든 윤제균 감독.

이면에는 그만의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자, 그 얘기를 하기 전에 윤 감독의 인생 역정을 잠깐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한국영화계의 내로라 하는 흥행사이지만, 윤제균 감독에게도 부침이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 데뷔작 '두사부일체'와 뒤이은 '색즉시공'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했지만, 세 번째 작품 '낭만자객'은 그야말로 처참한 흥행 실패를 맛보고 말았습니다.

제작자로 나섰던 영화 '7광구' 역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혹독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말았죠.

하지만 이런 부침은 이후의 영광을 예고하는 가시밭길이었을 뿐입니다.

지난 2009년에 개봉한 '해운대'가 1,132만 명을 동원했고요.

5년 뒤 개봉한 '국제시장'은 1,426만 명을 모으면서 역대 흥행 순위 2위에 올랐습니다.

이런 대단한 흥행 성공의 이면에는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고 사람들을 대하는 윤제균 감독의 겸손한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윤제균 / 영화감독 : 저도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는지라 잘은 모르겠지만 사실 영화뿐만이 아니라, 촬영 현장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일을 할 때도, 저는 제 인생의 정의가 '역지사지'이기 때문에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봐요. 결국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배우들도 마찬가지이고 스태프도 마찬가지이고 그들의 상황에서 생각하면 서로 이해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

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해 보기.

사실 말이 쉽지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윤제균 감독은 역지사지의 리더십을 어떤 방식으로 실천할까요?

간단합니다.

현장의 막내 스태프들까지 이름을 모두 외우는 것이죠.

[윤제균 / 영화감독 : 저도 신인일 때도 있었고, 그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않는 때도 있었고. 그런데 그때도 제일 기억이 나는 게 유명하신 분이 저를 알고 이름을 불러줄 때였어요. 전 그걸 잊을 수가 없어요. 역지사지의 첫 번째는 상대방의 이름을 외우고 불러줘야겠다. 막내에서부터.]

윤제균 감독은 열악한 스태프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표준 근로 계약서를 가장 먼저 채택한 거로도 유명합니다.

그 결과, 스태프들이 영화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지게 됐고, 촬영 현장은 더욱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 또한 역지사지 리더십의 또 다른 실천이었던 셈입니다.

한국영화계에서는 섬세함과 남다른 감수성을 앞세워 자신들만의 확고한 입지를 다진 여성 영화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들의 리더십으로부터도 새길만 한 교훈이 적지 않은데요.

이번에는 두 명의 여성 영화인들을 만나보시겠습니다.

[심재명 / 명필름 대표 : 영화산업의 생태계를 고민하는, 그리고 또 나 혼자만 영화적 성취와 성공과 결과를 거둬들이는 게 아니라 결국 우리가 속한 이 영화산업, 영화 생태계가 함께 건강해야만 우리 한국 영화에 미래가 있다, 그래야만 우리도 계속 여기서 생존할 수 있다, 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많이들 기억하실 겁니다.

남북한 군인들이 우정을 나눈다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2000년 개봉 당시 남북 화해 분위기와 맞물리며 583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습니다.

바로 영화 제작사 명필름의 대표작 가운데 한 편입니다.

이 회사가 만든 히트작은 이뿐 만이 아닙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올림픽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스포츠 영화로는 드물게 500만 관객을 넘어섰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영화가 한물갔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을 때 <건축학 개론>을 개봉해 역시 흥행에 성공했죠.

그만큼 명필름은 충무로에서는 유행을 선도하는 이른바 트렌드 세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습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 : 항상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 새로운 길에 기회가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요. 또 청개구리다운 영화적 성향도 있었던 것 같고. 차별화된 기획, 새로운 영화가 곧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명필름은 유난히 사회성 강한 영화들을 많이 만들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을 다룬 '그때 그 사람들'은 영화관 밖에서도 팽팽한 논란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 비정규직 직원들의 파업 실화를 다룬 '카트'라는 영화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2년 전 창립 20주년을 맞은 명필름은 새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 명필름 아트 센터를 설립하는 한편, 충무로에 새로운 재능을 수혈하기 위해 명필름 영화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봄에 개봉한 '눈발'이라는 작품은 명필름 영화 학교의 결과물입니다.

[심재명 / 명필름 대표 : 20년 넘게 영화 제작사를 꾸려 오면서 단순히 영화 제작자로서의 소명의식, 또 결과,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영화산업이나 영화계에 유의미한 일을 하는 것이 명필름이 그동안 거두어들였던, 또 소중한 기획들을 돌려드리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감히 영화제작사의 범위를 넘어서는, 그런 또 하나의 실험, 도전하게 된 것 같아요.]

늘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으면서도 사회적인 책임 의식을 갖는 것.

22년 동안 한결같이 호흡으로 달려온 영화사 명필름과 심재명 대표의 리더십입니다.

이 두 편의 영화, 감독이 혹시 누군지 아십니까?

바로 여배우 출신 영화감독, 방은진 감독입니다.

90년대 연기파 배우로 맹활약을 펼친 데 이어 2천 년 대 이후에는 감독으로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충무로에서 여배우가 감독이 된다는 것, 그것도 실력을 인정받는 감독이 된다는 건 아주 드문 일입니다.

방은진 감독이 여배우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건 임권택 감독의 1994년 작 <태백산맥>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외서댁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죠.

이듬해 출연한 첫 주연작 '301 302'에서는 여배우 방은진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90년대 최고 스타 여배우 황신혜와 함께 호흡을 맞춘 이 작품에서 방은진은 음식 집착에 빠진 여성으로 등장했는데요.

음식을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의 억압을 꿰뚫어 보려는 박철수 감독의 주제 의식을 탁월한 연기로 실어 나르는 데 성공했죠.

여배우 방은진이 영화감독으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딛기 시작한 건 2004년 각본과 연출을 맡은 '파출부, 아니다'라는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부터입니다.

[방은진 / 영화감독 : 그때 당시에는 특히나 여배우에서 감독으로 간다는 게 흔치 않았던 일이었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던 거 같고요. 그렇게 시작했었고 하다 보니 ‘아! 이 길이 내 길인가 보다' 뭐 이렇게 생각하면서 10년 정도 지나고 나니까 그런 거 같아요. 전업이라 생각 안 합니다. 확장의 개념.]

연기에서 연출로, 영화인으로서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한 방은진 감독은 이후 본격적인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입지를 다집니다.

이듬해 연출한 엄정화 주연의 스릴러 영화 '오로라 공주'로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다음 작품을 만들 때까지 7년의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방은진 감독은 류승범 주연의 2012년 '용의자 X', 2013년 전도연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을 잇따라 선보이며 여성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게 됩니다.

배우 출신이라는 점은 방 감독에게는 장점이자 단점이었습니다.

후배 배우들이 어려워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방 감독이 선택한 리더십은 스스로를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방은진 / 영화감독]

방: 무릎 꿇고 디렉션을 주죠. 보여드릴 수도 있는데.

최: 어떻게 디렉션을 주시는지 방: 움직여 볼까요? 아 마이크가 있긴 한데 주로 이렇게 앉아있으면 이렇게 가서 얘기하죠.

최: 아 연기자한테? 방: 네 이렇게 얘기하죠. 근데 이게 별거 아닌 거 같은데 내가 너의 얘기를 듣겠다는 것일 수도 있고….

방 감독은 최근 출범한 강원영상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를 맡으면서 영화 행정가로서 또 한 번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연기자에서 감독, 영화 행정가로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해 가는 방은진 감독. 그런 와중에서도 방 감독은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잊지 않습니다.

[방은진 / 영화감독 : 결국 진정성에 대한 부분인데 그 진정성에서 '거짓말은 하지 말자'라는 것부터 시작했던 거 같아요. 거짓말은 하지 말자. '네가 하고 싶은 얘기가 뭔데?'라고 한다면 결국은 사람 자체에 대한 진정성인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 잊히거나 입지가 좁아지는 여배우들의 숙명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끊임없이 변신하되 진정성을 놓치지 않는 것.

그가 당당히 충무로 중견 감독으로 자리 잡게 된 원동력입니다.

지금까지 모두 5명의 영화계 리더들을 만나보셨는데요.

여러분이 어느 곳에 계시든, 그리고 어떤 일을 하시든, 이들의 철학과 리더십으로부터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에 대한 영감을 얻으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특집으로 마련한 더 큰 코리아!

이번 주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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