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우드: 한국영화의 소재로 각광받는 일제강점기

한류우드: 한국영화의 소재로 각광받는 일제강점기

2017.06.11. 오전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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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근대사의 비극인 일제 강점기가 한국영화의 새로운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제 강점기를 다룬 영화는 예전에도 없지 않았는데요.

하나같이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래서 충무로에서는 일제 강점기 이야기를 다루면 흥행 실패라는 징크스가 만들어질 정도였는데요.

하지만 바로 이 작품, 지난 2015년 여름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암살'이 그 흐름을 바꿨습니다.

친일파 암살 작전에 투입된 독립군의 활약을 박진감 넘치는 활극의 호흡으로 담아내 작품성과 오락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성과를 만들어냈죠.

이듬해 2월에 개봉한 '귀향' 역시 일제 강점기를 소재로, 350만 명이라는 의미 있는 관객 동원을 기록했습니다.

비교적 저예산인 25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진 '귀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한국 대중 영화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다뤄 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지난해 초 개봉한 '동주' 역시 잘 알려진 윤동주 시인과 그가 살았던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탁월한 영상미로 담아내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불과 5억 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흥행세였습니다.

이 영화는 특히 윤동주 시인의 사촌이자 열혈 청년이었던 송몽규라는 인물을 소개함으로써, 역사적 인물을 새롭게 조명해 호평을 들었습니다.

'동주'의 이준익 감독은 여세를 몰아 6월 말 또 한 편의 일제 강점기 영화를 선보입니다.

1923년 관동 대지진 이후 6천 명의 조선인이 무고하게 살해되는데요.

일본은 이 사건을 덮기 위해 항일 운동을 하던 박열이라는 인물을 희생양으로 지목합니다.

일본의 계략을 눈치챈 '박열'은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와 함께 일본 황태자 폭탄 암살 계획을 자백하고, 사형까지 무릅쓴 역사적인 재판에 나섭니다.

[이준익 / '박열' 감독]
"식민지 시대에 대한 트라우마, 우리는 70년 동안 아직도 정확하게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아픔이 있죠. 식민지 시대의 독립운동은 상해, 만주, 이렇잖아요. 사실은 제국주의의 주체는 동경이라고. 일본 본토 동경 내 핵심 안에서 뭔가 자신의 몸을 던졌던 존재가 몇 명 있습니다.“

'베테랑'으로 천만 감독 대열에 오른 류승완 감독도 일제 강점기를 새 작품의 시대 배경으로 선택했습니다.

'군함도'라는 영화인데요.

하시마라는 섬에 강제 징용된 뒤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사투를 담았습니다.

황정민과 소지섭, 한류스타 송중기 등이 주연한 이 영화는 올 여름 관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류승완 / '군함도' 감독 : 영화로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저의 의지만 뚜렷하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송중기 / '군함도' 주연 : 저희는 최대한 진정성 있게 (실제 있었던) 고통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는데 그걸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이제 일제강점기는 영화와 관객들이 정면으로 마주하기를 주저하는 소재가 아닙니다.

우리 근대사의 아픈 상처가 영화를 통해 수면 위로 올라서며 관객들 사이에서 새로운 역사 인식의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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