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리더십] 윤제균 감독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윤제균 감독

2017.02.19. 오전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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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잠깐 보신 두 편의 영화, 많이들 기억하시죠?

모두 천만 명의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입니다.

그런데 이 두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 같은 사람이라는 거, 혹시 아시나요?

바로 윤제균 감독입니다.

충무로에서 천만 영화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하는데요.

그렇게 쉽지 않은 천만 영화를 두 편이나 만든 윤제균 감독.

이면에는 그만의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영화계의 내로라 하는 흥행사이지만, 윤제균 감독에게도 부침이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 데뷔작 '두사부일체'와 뒤이은 '색즉시공'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했지만, 세 번째 작품 '낭만자객'은 그야말로 처참한 흥행 실패를 맛보고 말았습니다.

제작자로 나섰던 영화 '7광구' 역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혹독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말았죠.

하지만 이런 부침은 이후의 영광을 예고하는 가시밭길이었을 뿐입니다.

지난 2009년에 개봉한 '해운대'가 1,132만 명을 동원했고요.

5년 뒤 개봉한 '국제시장'은 1,426만 명을 모으면서 역대 흥행 순위 2위에 올랐습니다.

이런 대단한 흥행 성공의 이면에는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고 사람들을 대하는 윤제균 감독의 겸손한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역지사지의 리더십입니다.

[윤제균 / 영화 감독 : 저도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는지라 잘은 모르겠지만 사실 영화뿐만이 아니라, 촬영 현장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일을 할 때도, 저는 제 인생의 정의가 '역지사지'이기 때문에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봐요. 결국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배우들도 마찬가지이고 스태프도 마찬가지이고 그들의 상황에서 생각하면 서로 이해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

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해 보기.

사실 말이 쉽지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윤제균 감독은 역지사지의 리더십을 어떤 방식으로 실천할까요?

간단합니다.

현장의 막내 스태프들까지 이름을 모두 외우는 것이죠.

[윤제균 / 영화 감독 : 저도 신인일 때도 있었고, 그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않는 때도 있었고. 그런데 그때도 제일 기억이 나는 게 유명하신 분이 저를 알고 이름을 불러줄 때였어요. 전 그걸 잊을 수가 없어요. 역지사지의 첫 번째는 상대방의 이름을 외우고 불러줘야겠다. 막내에서부터.]

윤제균 감독은 열악한 스태프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표준 근로 계약서를 가장 먼저 채택한 걸로도 유명합니다.

그 결과, 스태프들이 영화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지게 됐고, 촬영 현장은 더욱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 또한 역지사지 리더십의 또 다른 실천이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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