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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쓰는 일기] 원조 '우생순' 김순숙, 제2의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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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4-29 02:39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북쪽으로 40분쯤 더 가야 만날 수 있는 조용한 해변 마을.

저는 '파라파라우무'에 살고 있는 올해 나이 예순 둘, 김순숙이라고 합니다.

자작나무 숲 너머 보이는 이곳은 얼마 전 여행자들을 위해 마련한 '게스트 하우스'입니다.

뉴질랜드에 이민 온 지 18년 만에 이룬 꿈입니다.

[김순숙 / 웰링턴 한인회장 : 스트레스에 지친 분들을 위해서 쉼터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에서야 그 꿈을 이루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있다는 전성기 시절을 얘기하려면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저는 1977년 여자 핸드볼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이었습니다.

8년간 핸드볼 코트에서 열심히 뛰었지만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 1984년 은퇴를 해야 했지요.

이 영화 잘 아시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명승부를 펼친 후배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왔을 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얼마나 치열하게 연습했을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김순숙 / 웰링턴 한인회장 : 연습 과정에서 모든 선수들은 죽을힘을 다해서 뛰고 있기 때문에 메달을 못 땄다고 해서 '쟤네들은 너무 연습을 안 해서 그래, 정신 상태가 틀려서 그래' 이런 얘기를 제발 안 했으면….]

운동을 그만두고, 일본 유학을 다녀와 한때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답니다.

시련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게 되면서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움직이는 것조차 버겁게 된 것이죠.

[김순숙 / 웰링턴 한인회장 : 중풍 환자처럼 전신을 움직일 수 없었고요. 걸음을 걸을 수가 없었어요. 횡단 보도를 건너는데 횡단 보도 불이 켜지면 한 번에 건너갈 수 없고 중간에 가서 중앙선에서 기다렸다가 다시 불이 켜지면 건너가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하루에도 몇 번씩 삶을 포기할까 고민하다 18년 전, 혼자 뉴질랜드로 떠나왔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는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았습니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현지인들을 위해 한식당을 열고, 2년 전부터는 한인회장에 체육회 회장까지 맡게 됐습니다.

그 사이, 기적처럼 건강도 회복했지요.

[김순숙 / 웰링턴 한인회장 : 그동안 남이 저를 주시하면서 남이 저를 도와주는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뉴질랜드에 와서 보니까 남이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니고, 내가 그 사람들을 도와주는 삶을 살고 있더라고요. 죽는 날까지 처음에 한국에서 오시는 분들, 자리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좀 자리를 잡을 수 있게끔 도움 드리고 싶고, 현지인 속에 깊숙이 들어가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깊숙이 뿌리내리고 싶어요.]

이제는 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김순숙 인생의 두 번째 전성기는 바로, 지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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