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울려 퍼진 가야금 소리, 김민정 연주자

호주에 울려 퍼진 가야금 소리, 김민정 연주자

2018.03.04. 오전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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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하우스가 한눈에 보이는 시드니 '록스'에서 뉴에이지 음악이 울려 퍼집니다.

처음 보는 악기가 신기한지 현지인들이 모여드는데요.

멈춰 서서 사진도 찍고 동전을 넣고 돌아가기도 합니다.

[리스 / 관객 : 소리가 아름다워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신기한 악기인 것 같아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고운 한복을 입고 줄을 뜯는 주인공은 가야금 전공자 김민정 씨.

지난해 4월부터 호주 거리 곳곳에 가야금 소리를 퍼뜨리고 있습니다.

[김민정 / 가야금 연주자 : 저는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오겠다고 결정한 이유가 가야금도 하고 버스킹(거리공연)을 하고 싶어서 온 거여서, (무거운 가야금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이 고민만 많이 한 것 같아요.

브리즈번에선 오디션에서 합격한 사람만이 거리공연을 할 수 있습니다.

김민정 씨는 182:1의 경쟁률을 뚫고 그 자격을 따냈습니다.

[김민정 / 가야금 연주자 : (오디션) 연습을 이런 공원에서 했거든요. 연습하고 있으면 외국인들이 재밌어보여서 와요. 그래서 '나 이거 오디션 다음 주에 시험인데 괜찮을 것 같아?' 이렇게 물어보면 '어 괜찮을 것 같아 걱정하지 마'라고 응원도 되게 많이 받았거든요.]

공연에 익숙해지자 좀 더 큰 무대로 나가고자 했던 민정 씨.

거리공연 음악인과 관광객이 북적이는 도시, 시드니로 옮겨왔습니다.

주말마다 줄을 켜는 한국 소녀를 본 사람들은 일종의 응원 메시지를 선물하기도 했는데요.

[김민정 / 가야금 연주자 : 사실 (사람들 앞에서) 켜다 보면 손을 벌벌 떨 정도로 싫고, 정말 그게 아이러니잖아요. 연주자인데 사람들이 나를 보면 떨고 안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는 게. 그걸 제일 많이 고친 것 같아요.]

짧은 호주 생활 동안 참전용사 오찬 행사나 시드니문화원에서도 공연을 펼쳤습니다.

일도, 가야금 공연도 성공적으로 마친 민정 씨는 조금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한국에 돌아옵니다.

[김민정 / 가야금 연주자 : 호주에서 버스킹(거리공연)을 하면서 제가 경험한 것들, 느꼈던 것들 그런 것들을 제 안에 잘 담아서 음악으로 만들어서 다시 잘 공연할 수 있는, 저만의 색깔이 있는 연주자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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