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형상화하는 설치 미술가 이요나 씨

음악을 형상화하는 설치 미술가 이요나 씨

2017.07.16. 오전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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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리를 사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뉴질랜드에는 음악적 철학을 표현한 설치 작품으로 현지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동포 예술가가 있습니다.

이준섭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기자]
파이프가 미로처럼 얽힌 공간.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구들이 공간마다 배치돼 있습니다.

침대에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거나, 샤워기 앞에서 익살스럽게 행동합니다.

어느 도시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철제 파이프가 일상의 공간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현대인을 둘러싼 억압을 표현합니다.

[피터 샌드 / 오클랜드 미대 학과장 : 매우 흥미진진한 작품입니다. 이 익숙한 공간에 정기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든 사람은 설치 미술가 이요나 씨입니다.

고등학생 때 첼로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유망주였던 이 씨.

하지만 예술에 대한 목마름은 음악만으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미술로 전향한 뒤 음악적 철학과 세계관을 설치 예술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이요나 / 설치 미술가 : 현악기는 활을 가지고 공간에 계속 선을 그리는 악기거든요. 공간을 굉장히 존중하면서 함께 작품도 같이 가는 그런 부분들이 음악적인 철학이나 음악가의 철학에서 영감을 받는 거 같아요.]

해마다 크고 작은 전시회에 초청될 만큼 현지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개최한 전시회에서도 남다른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브루스 필립 / 테 투히 미술관 큐레이터 : 이요나 씨의 작품에는 다른 예술가들이 갖고 있지 않은 요소를 갖고 있는데요.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다수의 작품이 음악적 구조를 모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라는 이요나 씨.

앞으로도 관객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설치 미술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요나 / 설치 미술가 : 인터넷이 발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어떤 한 장의 그림만 보고 마치 전시를 본 것처럼 상호교류하는 요소들이 많이 감소한 것 같아요. 미술은 그 공간에 있고 직접 경험하고, 그리고 사람들이 이 공간에 왔을 때 관객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작품의 한 부분이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오클랜드에서 YTN 월드 이준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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