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세계로 가다] 장애인에게 희망을…의료용 보행 로봇 개발한 정윤정 씨

[청춘 세계로 가다] 장애인에게 희망을…의료용 보행 로봇 개발한 정윤정 씨

2017.07.02. 오전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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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산체스 씨는 10년 전 산악자전거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늘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면서 간단한 일상생활도 버거운 일이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 줄기 희망이 생겼습니다.

미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의료용 보행 로봇, '피닉스' 덕분입니다.

[스티븐 산체스 / '의료용 보행 로봇' 시범운행자 : 마트에 걸어서 왔습니다. 기분이 정말 좋아요. 하반신 마비가 온 뒤로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윗 선반에 있는 물건을 보고 집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네요.]

산체스 씨에게 새 삶을 안겨준 주인공은 외골격 로봇 기업을 공동 창설한 동포 정윤정 씨.

현재 35명의 환자가 시범적으로 테스트 하고 있는 이 의료용 로봇은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존 제품들보다 훨씬 가볍고 쉽게 조립할 수 있어 큰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정윤정 / '수트X' 공동창립자 : 이 로봇은 '피닉스' 외골격이고요. 하반신 마비 환자가 일어나서 걸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로봇이에요. 충전하는 데는 두 시간이 걸리고요. 최대 두 시간. 그리고 걷는 거는 네 시간 동안 연속으로 걸을 수가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기계 만지는 것이 좋았다는 정 씨.

2009년, 대학원 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와 기계공학을 공부하며 '환자를 위한 외골격'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마음 하나로 의료용 보행 로봇 개발에 매진했습니다.

[정윤정 / '수트X' 공동창립자 : 그런데 이게 연구실 안에서만 있으면 사실 의미가 없잖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연구한 것으로 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우리가 회사로 나가야 되겠다. 회사를 우리가 만들자'해서, 회사를 만들게 되었어요.]

'세상을 바꾸겠다'는 정 씨의 도전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대학원생 신분으로 재정지원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미국 과학재단의 문을 두드린 끝에 의료용에 앞서 먼저 산업용 로봇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산업용 로봇은 이미 현지 건설업체에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호세 차바리아 / '수트X' 엔지니어 : 로봇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처음에는 로봇이 없어도 된다고 합니다. 본인의 힘이 세니까 도움이 필요 없다는 거죠. 하지만 로봇을 사용한 사람들은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압니다.]

[정윤정 / '수트X' 공동창립자 : '일어나서 걷는다'는 것이 주는 의미가 개개인마다 다르니까요. (걷는 것은) '나의 원래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같아요. '내 딸의 결혼식에서 같이 걷고 싶다, 내가 결혼을 하는데 결혼식에서 약혼자와 같이 걷고 싶다'는 얘기도 굉장히 많이 듣고요.]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선물하고 싶다'는 정 씨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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