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2017.02.26. 오전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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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마당' / 성백군]

마당이 넓은 집
십수 년 전에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그날부터 어머니 혼자 사셨다

아들 집 떠나자마자 다시 시작하신 농일 아버지 등 같은 마당을 어머니는 아들 생각에 사정없이 팠을 것이다

인편에 보내주신 밑반찬 잘 받았다고 전화했더니 나, 귀먹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다 전화비 오른다. 그만 전화 끊어, 찰깍.

삼십 넘은 손자 손주들은 밥상에 앉아 우리 할머니 음식 솜씨 최고라며 잘도 먹는데

나는 한 숟갈 뜨다 말고 가슴이 자꾸 저려 눈물만 먹는다.

어머니의 마당은 깊어만 간다.

[기자]
먼 이국 땅에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시 한편이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미국 하와이 동포 성백군 시인이 한국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시 '어머니의 마당' 입니다.

[성백군 / 미국 하와이 동포 시인 : 혼자 사시는 어머님께서 누구를 위해 저 많은 곡식을 심었을까 생각하다가 어머님 외로움과 그리움이 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1980년 미국 하와이에 이민을 떠난 시인.

타향살이에 지친 동포들을 위한 시를 쓰며 노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성백군 / 미국 하와이 동포 시인 : 시가 조국과 가족에서 떨어져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 대리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시를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눈물이라도 흘리면서 슬픔을 좀 정화시키면 마음이 깨끗해지잖아요.]

성백군 시인은 전 세계 동포들이 문학 활동을 하며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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