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희망 반죽'으로 만든 행복한 빵

[세상교과서] '희망 반죽'으로 만든 행복한 빵

2016.12.11. 오전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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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일자리일 겁니다.

타이완에는 직원 절반이 장애인으로 구성된 빵집이 있다고 하는데요.

맛도 맛이지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공간이 되고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변주희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고소한 빵 냄새를 따라 들어가 봅니다.

이 빵집의 인기 비결은 맛도 맛이지만 조금 특별한 사연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빵을 만드는 사람부터 판매하는 사람 모두 장애인이라는 점입니다.

[리찡이 / 손님 : 원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장애인을 만나게 되면서 잘못된 편견이 깨졌고, 그들도 일반인들과 똑같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게 안쪽에 마련된 공장에서는 제빵 교육이 한창입니다.

신입 직원에게 빵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쏜씨원 씨는 올해로 16년 차 직원입니다.

지적 장애를 갖고 태어나 집 밖에 나가는 건 엄두도 못 내던 그의 삶은 빵집에 취직한 후 180도 달라졌습니다.

[쏜씨원 / 장애인 직원 : 돈을 벌 수 있게 됐고요. 사고 싶은 물건도 사고, 여행도 할 수 있게 됐죠. 스스로 돈을 벌어서 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1995년 뇌성마비 딸을 둔 아버지는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에 늘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식당이나 빵집처럼 손님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에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아이디어로 장애인 직원을 고용하는 빵집은 21년 전 그렇게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 장애인 직원들이 꾸려가는 빵집은 타이완 전역에 10여 곳으로 늘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져 운영비의 40%는 정부와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채워질 정도입니다.

[후위팡 / 씨한얼 재단 처장 :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너와 나는 같다'라는 얘기가 됩니다. 일하면서 동료 관계도 형성되고요. 친구도 사귈 수 있죠. 자기 생활을 스스로 계획할 수도 있게 되고요.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은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중요합니다.]

장애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보다 일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들의 희망을 담아 만든 빵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판찌아루 / 장애인 직원 : 저는 일하는 게 아주 좋습니다. 앞으로 더 큰 빵집을 차리고 싶어요.]

타이베이에서 YTN 월드 변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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