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느린 걸음이 주는 선물

[세상교과서] 느린 걸음이 주는 선물

2016.09.04. 오전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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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랑스 사람들의 걷기 사랑은 좀 유별나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걷기 모임만 3만 개가 넘을 정도라는데요.

느린 걸음을 통해 삶의 여유를 찾는 사람들, 정지윤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광장에 모인 수 백 명의 사람들.

갑자기 어디론가 하염없이 걷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 사람들은 관광객이 아니라 파리시의 '걷기 모임' 회원들입니다.

[카트린 퓌그 / 파리 랑도네 협회 회원 : 친구들을 만나서 긴 코스를 걷는 동안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매달 셋째 주 목요일마다 이렇게 정기모임을 갖는데요.

한 가지 주제를 정해놓고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느리게 걷기만 하면 됩니다.

이번 달 모임의 주제는 바로 술집.

골목골목 숨어있는 오래된 술집은 물론 최근에 새로 생긴 술집을 찾아가는 걷기는 밤 늦도록 계속됩니다.

[다니엘 하메 / 파리 랑도네 협회 회장 : 오늘 저희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한 것은 16~18세기 중세 시대의 술집들입니다. 과거의 술집과 오늘날 술집의 다른 점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프랑스에서는 1940년대부터 '걷기'를 여가 활동으로 즐기는 모임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1947년 '나들이'라는 뜻을 가진 걷기 모임 '랑도네 협회'가 설립된 후 지금까지 회원 수는 전국적으로 23만 명에 달합니다.

유명 화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랑도네부터 밤길을 거니는 야간 랑도네까지.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매년 회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샹탈 쥬베르 / 파리 랑도네 협회 회원 : 걷기를 통해 심신을 단련할 뿐만 아니라 즐거움과 자연을 느낄 수 있죠.]

느린 걸음을 통해 건강도 챙기고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바쁠수록 천천히 돌아가라는 삶의 지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YTN 월드 정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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