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술 대신 커피, 아랍의 커피 사랑

[세상교과서] 술 대신 커피, 아랍의 커피 사랑

2016.05.28. 오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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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커피 원산지는 아프리카지만 본격적으로 음료로 개발된 곳은 중동 지역입니다.

무슬림들이 맑은 정신으로 기도하기 위해 커피를 가까이했기 때문인데요.

중동 지역 중에서도 아랍에미리트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유별납니다.

아랍에미리트의 커피 문화, 김효정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네온사인이 화려한 아부다비의 밤.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로 북적이는 가게가 있습니다.

터번을 쓴 남성들이 소주잔 만한 컵을 서로 기울이며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

술이라도 마시고 있는 걸까요?

이곳 정부는 음주를 금하고 있습니다.

컵에 든 것은 바로 커피입니다.

[호메이드 / 아부다비 시민 : 한국에서는 보통 일을 끝내고 같이 밥 먹고 술 마시는 회식 문화가 있죠. 우리는 술 문화가 없어서 같이 미팅을 할 때는 함께하는 첫 번째 음료가 커피입니다.]

아부다비에서는 이렇게 새벽까지 문을 여는 커피 전문점을 도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회의나 사적인 모임에서는 물론이고 늦은 회식자리에서까지 커피를 마십니다.

[하마디 / 카페 손님 : 커피를 자주 마시는 이유는 우선 커피 맛을 좋아하니까요. 커피를 마시면 상쾌해요.]

커피나무 원산지는 아프리카지만 커피를 본격적으로 음료로 만들어 마시기 시작한 곳은 아랍 지역입니다.

무슬림 수도승들은 졸지 않고 밤새워 기도에 집중하기 위해 커피를 마셨습니다.

종교와 생활을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들에게 커피는 '이슬람의 포도주'로 불릴 정도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하마디 / 카페 손님 : 술을 마시면 머리가 어질어질한데 대화가 어떻게 가능한가요? 커피를 마시면 좀 더 집중하게 되잖아요. 특정 주제를 이야기할 때 정신을 차리게 되고 졸리지 않아요.]

중동 나라 중에서도 아랍에미리트는 커피 사랑이 유별납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사람 한 명이 하루 25잔씩 커피를 마셨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이웃 나라 사람들보다 최대 2배나 더 마십니다.

원두를 비롯한 커피 원재료 수출입이 자유로운 데다 외국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88%에 이를 정도로 각종 정책이 개방적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커피를 좋아하다 보니 우리에게 술자리 예절이 있듯이 아랍에서는 커피 예절도 따로 있습니다.

[모함메드 / 카페 손님 : 한 잔을 마셨든 열 잔을 마셨든 커피잔을 흔들면 이제 충분하다는 뜻이 이곳의 커피 예절입니다.]

[호메이드 / 아랍에미리트 문화민간홍보대사 : 커피는 아랍 문화의 일부입니다. 누군가의 집이나 응접실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 게 커피를 가져다주는 겁니다. 이는 관용의 상징이고, 환영을 의미하죠.]

커피의 향으로 깊어가는 아부다비의 밤.

이곳 사람들은 함께 나누는 커피 한 잔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진솔한 시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부다비에서 YTN 월드 김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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