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마을에 울린 '고향의 봄'

공동체 마을에 울린 '고향의 봄'

2016.03.12. 오후 8:4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인도 남부에는 전 세계 48개국에서 모인 2천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국제 공동체 마을이 있습니다.

한국인을 포함해 동아시아 출신 인구는 80여 명 정도인데요.

얼마 전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 주민들이 축제를 열어 동네가 모처럼 떠들썩했다고 합니다.

전승언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기자]
인도 남부 첸나이에서도 더 남쪽으로 차를 타고 3시간쯤 달려야 모습을 드러내는 마을 오로빌.

48개국에서 모인 2천여 명의 사람들이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세계에서 유일한 국제공동체 마을입니다.

이곳에 사는 한국인은 30여 명, 아시아 인구를 모두 합쳐도 80여 명에 불과합니다.

오늘은 특별히 아시아 문화를 알리기 위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출신 주민들이 처음으로 힘을 모았습니다.

[허혜정 / 한국 주민 : 오로빌에 사는 한국, 중국, 일본 아시아 국가 주민들이 함께 이런 행사를 치러내면서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서로 화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을 만들어보기 위해서 이런 행사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한복과 윷놀이 등 주민들은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했습니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잔치에서도 한식은 단연 인기가 높았습니다.

특히 우리 가곡 '고향의 봄'을 한·중·일 세 나라 언어로 부르는 시간은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재엔 / 중국 출신 주민 : 이 축제는 모두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날에 일본, 한국, 중국 3개국이 함께 행사를 열게 돼 기쁩니다.]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의 신념에 따라 지난 1968년 조성된 공동체 마을, 오로빌.

평화와 공존을 꿈꾸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사막이나 다름없던 이곳을 '녹음도시'로 바꾸고 태양과 바람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해 마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루 노동 시간은 5시간, 화폐 대신 물물교환이나 자급자족을 통해 경제 활동을 합니다.

이곳의 의사결정은 만장일치제입니다.

다수가 소수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빌 / 미국 출신 주민 : 저는 197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곳에 와서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있어요. 우리는 모든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함께 일하며 살아갑니다.]

인종과 계급, 세대와 종교의 구분은 물론 그 흔한 자동차나 가전제품도 쉽게 볼 수 없는 마을.

사람과 자연의 어울림 속에서 주민들은 그렇게 함께하는 '마을 살이'의 행복을 나누고 있습니다.

인도 오로빌에서 YTN 월드 전승언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