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버스는 교육을 싣고"…찾아가는 학교 '오파님'

[세상교과서] "버스는 교육을 싣고"…찾아가는 학교 '오파님'

2016.02.06. 오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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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는 가난과 지리적 거리 때문에 배움에서 멀어지는 아이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 아이들을 위해서 언제든지 달려가는 바퀴 달린 학교가 있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오파님 학교' 강하나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이스라엘 남부 외곽 지역 베르세바, 한적한 길가에 평범한 통학 버스가 정차해 있습니다.

버스에 올라타 보니 겉에서 보기와 달리 아이들의 수업이 한창입니다.

선생님을 따라 노래 가사를 배우며 놀이 수업을 하는 아이들, 버스 안은 영락없는 교실입니다

[쉬르 매샬리 / 교사 : 이곳에 오는 아이들은 베르세바의 여러 동네에서 오는데요. 각자 다른 어려움을 가진 아이들이죠. 2명의 선생님과 함께 일주일에 한번씩 집중적으로 1시간 반 정도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버스 학교의 필수 과목 중 하나인 디지털 만화 수업.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디지털 펜을 잡고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리는 아이들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한데요,

아이들의 상당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버스 안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만져봤다고 합니다.

[리비 / 학생 : 집에 가면 친구도 없고 심심해요. 여기 오면 컴퓨터도 배우고 재밌어요. 여기 선생님들이 좋아요. 재밌는 게임을 가르쳐 주시기도 하고요.]

이 학교 이름인 오파님은 히브리어로 바퀴라는 뜻인데요.

이 바퀴 학교는 과학과 디지털을 전공한 교사와 교구를 싣고 변두리 지역의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찾아 달려갑니다.

[아디 하욘 / 오파님 남부 책임자 :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아이들은 과학과 기술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기가 어렵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교통 문제가 가장 크죠. 저희 목표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길을 여는 것입니다.]

오파님 학교가 설립된 것은 지난 2004년.

러시아와 동유럽 출신의 가난한 유대인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자녀들을 위한 일종의 방과 후 수업 운동으로 시작했습니다.

현재 4대의 버스로 총 67곳의 변두리 지역의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아디 하욘 / 오파님 남부 책임자 : 저희는 매주 이스라엘 남쪽에서만 49개의 그룹을 찾아가요. 한 해에 천4백 명의 아이들이 여기서 배우는데 지금까지 만 4천여 명이 여기서 배웠습니다.]

늘어난 버스 대수만큼 이곳을 찾는 학생들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는데요.

이민 유대인 자녀들을 위한 교육이 이제는 인종과 종교로 소외된 아랍인, 베두인 자녀들로 확대된 겁니다.

[아디 하욘 / 오파님 남부 책임자 : 저희는 베두인, 또 이스라엘 아랍인 아이들에게 수업을 합니다. 브엘쉐바 지역에서요. (오파님의) 창시자는 교육을 통해 이스라엘의 모든 어린이들이 생각을 열고, 큰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저희는 그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 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지리적 차이가 일으킨 교육 불평등에 반기를 들고 시작된 오파님 학교.

이스라엘의 인종과 종교 문제가 일으킨 불평등을 해결할 대안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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