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예술품으로 재탄생한 쓰레기

[세상교과서] 예술품으로 재탄생한 쓰레기

2015.09.05. 오전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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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 속 쓰레기에 상상력을 더하면 멋진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벌써 8년째 쓰레기로 만든 옷을 선보이는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는데요.

청소년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준섭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디자이너가 꿈인 고등학생 베스가 마네킹을 이용해 치마를 만들고 있습니다.

기다란 옷감을 한 가닥씩 섬세하게 붙이는 건데요.

자세히 보니 옷감이 독특합니다.

[베스, 셀윈고 학생·16세]
"치마는 오래된 비디오테이프의 필름을 활용해 만들고 있는데요. 여러 가닥의 테이프가 빛을 받아서 찰랑거리면 굉장히 예쁘겠다고 생각했어요."

빈 과자 봉지를 잘 접어 예쁜 꽃 장식을 만듭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쓰레기지만 모니카에게는 좋은 재료가 됩니다.

[모니카, 셀윈고 학생·15세]
"이건 쓰레기통에 버린 오래된 신발에서 얻은 신발 끈이에요."

이들은 오클랜드에 위치한 셀윈고등학교의 학생들입니다.

특별한 패션쇼에 참가하기 위해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데요.

일반 패션쇼와는 달리 학생들이 참가할 이번 행사에서는 더 많이 부서지고 손상된 쓰레기일수록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쓰레기를 새로운 상품으로 재창조하는 이른바 '업사이클'의 중요성을 알리는 패션쇼이기 때문이죠.

[베스, 셀윈고 학생·16세]
"폐품 패션쇼 참가는 학교 정규 과정 중 하나입니다. 작년에 도전했을 때도 정말 재미있었는데요. 작년에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올해 다시 도전하게 됐고 정말 즐겁게 참여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잘 될 것 같아요."

드디어 업사이클 패션쇼가 막을 열었습니다.

올해는 쉘윈고 학생들을 포함해 오클랜드 전역의 중·고등학생 만 2천여 명이 참가했는데요.

우주 공간과 지구 환경, 판타지 괴물 등 7개 부문에서 참신한 작품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마이크 쇼어, 학부모·관람객]
"정말 대단하고 인상적인 패션쇼였어요. 아이들이 얼마나 잘했는지 모릅니다. 아직 어린아이들인데 대단한 작품들을 무대에서 선보였어요."

벌써 8회를 맞이한 이 패션쇼는 한 비영리 환경 단체가 낸 아이디어를 오클랜드시가 받아들이면서 시작됐습니다.

[크리스토퍼 데이비스, 심사위원]
"재활용품을 옷의 주재료로 이용해야 하고 주로 쓰레기를 사용합니다. 모델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유리 등 뾰족한 물건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규칙도 있습니다."

해마다 오클랜드에서는 약 120만 톤의 가정용, 산업용 쓰레기가 매립지로 보내지고 있는데요.

그중 약 10%를 재활용하고 있지만 전체 쓰레기 양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오클랜드시가 청소년들에게 환경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리안 로치, 오클랜드시 관계자·패션쇼 매니저]
"(학생들이) 쓰레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어디에 버려지는지, 쓰레기장에 묻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없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들.

새롭게 활용하는 기회까지 너무 쉽게 내버리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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