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캠핑 "숲에서 조용히 살다 나오기"

[세상교과서] 캠핑 "숲에서 조용히 살다 나오기"

2015.07.18. 오전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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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캠핑 여행 계획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캠핑 역사가 오래된 캐나다에서는 캠핑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또 다른 일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캐나다 사람들의 캠핑 문화는 어떻게 다른지, 이은경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침 식사를 마친 밀러 씨 부부가 나란히 앉아 책을 읽고 있습니다.

부부는 매년 여름 넉 달을 집을 나와 캠핑장에서 생활하며 도시의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요.

자녀들이 독립한 이후부터는 캠핑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고 합니다.

캠핑이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자연 속의 또 다른 생활인 셈이죠.

[레스 밀러, 캠핑장 이용객]
"제 아버지가 캠핑을 하면서 저를 키운 것처럼, 저도 제 아이들과 캠핑을 하며 지냈어요. 이제 제 아이들은 또 자신의 아이들과 캠핑을 합니다. 캠핑이란 도시를 벗어나 집 밖으로 나가는 거죠."

[메리엘렌 밀러, 캠핑장 이용객]
"저는 지난 50년간 캠핑을 해왔습니다. 제 인생에 걸쳐 캠핑을 한 것이죠. 저는 캠핑을 정말 좋아합니다. 집에 있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면 자유롭고 좋죠."

라터 씨 가족도 주말을 맞아 캠핑을 하러 왔습니다.

점심 메뉴는 핫도그와 과자, 사과 한 쪽이 전부인데요.

집에서 쓰는 주방용품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합니다.

애완견은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나무에 묶어 두는 게 원칙입니다.

"애완견은 항상 끈으로 묶어 둬야 해요."

밴쿠버 외곽의 작은 마을, 포트랭리에 위치한 이 캠핑장에서는 157개 구역에 텐트를 치거나 캠핑카를 세울 수 있습니다.

이용 요금은 1박에 3~4만 원 정도인데요.

이곳에 온 사람들은 특별한 활동을 하기보다는 자연 속에서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집에서 먹던 음식을 싸와서 먹곤 합니다.

아이들은 나무에 오르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친구를 사귀기도 하는데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캠핑장이 시끌벅적하기는커녕 오히려 한적하고 조용합니다.

[스텐 덕워쓰, 캠핑장 매니저]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본인도 조용히 지내려고 하는 것처럼 말이죠. 밤늦게 음악을 틀 경우 저희가 음악을 끄도록 권하기도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캠핑 문화가 낯선 이민자들을 위해 4년 전부터 캠핑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전역에 있는 국립 공원이 주관해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열리는 '런 투 캠프'에 참가하는 사람이 해마다 늘고 있는데요.

텐트 하나당 우리 돈으로 8만 원 정도를 내면 텐트를 치는 법부터 캠핑 도구 사용법까지 올바른 캠핑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교육에서는 무엇보다 자연을 보호하고 이웃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캠핑을 즐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딕스, 캐나다 공원 관리국 매니저]
"처음 캠핑을 하려는 사람, 또는 이민자들을 위해 캐나다 공원관리국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캠핑 장비 업체와 협력해서 참가자들에게 캠핑 장비를 제공해 안전하고 즐겁게 야외에서 캠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캠핑 역사가 긴 캐나다에서는 캠핑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또 다른 일상과 같습니다.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을 믿고 숲 속에서 조용히 살다가 나오는 거죠.

캠핑용품도 쉽게 바꾸지 않고 수십 년을 사용하곤 하는데요.

이런 태도가 캐나다 사람들만의 조용하고 소박한 캠핑 문화를 만드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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