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악을 아시나요?…리코더 연주자 김용현 씨

고음악을 아시나요?…리코더 연주자 김용현 씨

2015.05.16. 오전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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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음악 수업에서 리코더를 연주했던 기억 있으시죠?

우리에게 친숙한 리코더는 현존하는 관악기 가운데서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오클랜드에 사는 한 동포 음악인이 리코더 연주를 통해 500여 년 전 고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준섭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무대를 가득 채우는 베이스 리코더의 저음.

비올라와 플루트의 청아한 음색이 더해지자 신나는 재즈 무대가 펼쳐집니다.

오클랜드의 한 음악 축제에서 선보인 즉흥 연주 현장입니다.

[인터뷰:베리나 몬핸빅, 관객]
"연주가 인상적이었어요. 왜냐하면 한데 섞여서 인상 깊은 음향의 물결을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정말 멋졌어요. 창의적이고 생생했어요."

이번 공연을 마련한 사람은 동포 리코더 연주자 김용현 씨입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 음악을 전공한 김 씨는 고음악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악기로 리코더를 선택했습니다.

1750년대까지만 해도 독주와 합주에 가장 많이 사용된 악기가 리코더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용현, 리코더 연주자]
"(리코더가) 아이들 악기구나, 플라스틱의 시끄러운 악기로 많이 생각하셔서 개인적으로는 그게 가장 힘들긴 한데요. 반대로 제 연주를 와주셔서 봐주시는 분들은 좋아들하시고…"

김 씨는 지난 2천7년부터 5년 동안 네덜란드에 유학하면서 리코더에 빠지게 됐습니다.

1990년대 말에 불기 시작한 유럽의 고음악 붐의 영향으로 당시 네덜란드에는 음대마다 리코더 학과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인터뷰:김용현, 리코더 연주자]
"아직까지 한국이나 뉴질랜드에서는 생소한 면이 없지 않은데 유럽에서는 아주 크게 알려져서 많은 연주활동들과 공부를 할 수 있는 조건들이 좋고요."

프로 리코더 연주자가 4명뿐인 뉴질랜드에서 김 씨는 리코더 협회 회장까지 맡으며 리코더와 고음악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 동료 음악가를 모아서 전자 악기와 즉흥 협연을 추진하고 현대 음악과 호흡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마거릿 쿡, 첼로 연주자]
"저는 용현 씨가 공연에 가져오는 에너지와 소통 방식, 그의 음악으로 관객을 감동시키려는 갈망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옛 음악을 작곡된 당시의 악기와 기법으로 되살리자는 고음악 운동은 현대 고전음악계의 화려한 장식에 대한 거부감에서 시작됐습니다.

동포 음악가 김용현 씨의 노력으로 점점 더 많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고음악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오클랜드에서 YTN 월드 이준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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