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산실…오클랜드 문학회

창작의 산실…오클랜드 문학회

2015.03.07. 오전 08:4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해외에 살다보면 아무래도 우리 문학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이어가기는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힘들고 낯선 타국 생활에서도 한국 문학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동포들이 있습니다.

뉴질랜드 동포들의 문학 모임을 이준섭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백동흠 씨.

백 씨는 요즘 택시 트렁크 속에 항상 한국 문학책을 싣고 다닙니다.

[인터뷰:백동흠, 택시 운전사]
"손님을 기다리는 일이 택시다 보니까 손님 기다리면서 시를 보기도 하고 떠오르면 쓰기도 하고."

틈틈이 쓴 그의 수필과 시는 이미 국내 문학 계간지에도 여러차례 실렸습니다.

[인터뷰:백동흠, 택시 기사]
"영어가 제대로 좀 안되고 길을 잘 모르고 그 다음에 손님들한테 안 좋은 대접도 받고…. 고생이 많다 보니 한이 응어리진 부분도 있고 그걸 직접적으로 하는 것보다 (글을 쓰며) 녹여내는…."

백 씨가 뉴질랜드에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동포들이 만든 문학 동아리의 힘이 컸습니다.

지난 2012년, 4명의 동포들이 모여 만든 문학 동아리는 불과 3년만에 회원이 50명으로 늘었습니다.

[인터뷰:오미란, 문학회 회장]
"제가 있을 곳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고 늘 마음이 뿌듯하고 이곳에서 뜻을 같이하는 동지라고 말할 수 있는 분들을 만났다 (생각합니다.)"

문학에 대한 갈증만큼이나 회원들의 활동도 적극적입니다.

회원들은 2주일에 한번씩 정기 모임을 갖고 시나 소설 등 습작을 발표합니다.

또 동포 언론사에 글을 싣거나 공모전에 기고하는 등 창작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동아리는 세대를 잇는 문화 공간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시 낭송회나 수필 교실 등을 열어 차세대 동포들이 자연스레 우리 문학에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재호, 변호사]
"남의 작품을 봐주고 자기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고. 소통하는 의미에서 도움이 되는 거고요."

낯선 외국생활에서 우리 문학에 목말랐던 뉴질랜드 동포들에게 오클랜드 문학회가 위안처가 되고 있습니다.

오클랜드에서 YTN 월드 이준섭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