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으로 뭉친 간호사들

국악으로 뭉친 간호사들

2014.06.21. 오전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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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에 살다보면 한국 고유의 것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지곤 하죠?

독일 중부 도르트문트에는 파독 간호사 출신 동포들이 국악으로 하나가 됐습니다.

한국의 소리를 독일에 전파하는 국악 동아리 '다시라기'를 김운경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우렁찬 북소리와 함께 시작된 판소리.

이국에서 온 구성진 가락은 듣는 이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인터뷰:헬가 크란츠, 도르트문트 시민회관 관장]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깜짝 놀라 집중해서 감상했습니다.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국악 동아리 '다시라기'는 16년 전 유학생들의 사물놀이팀으로 시작했습니다.

공부를 마친 학생들이 하나 둘 고국으로 돌아가자 간호사 출신 동포들이 그 모임을 이어받았습니다.

70년대 독일로 건너온 뒤 그리움으로 남은 고국의 소리를 직접 배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인터뷰:최남연, 다시라기 단원]
"호기심이 점점 생기게 됐어요. 그래서 한번 나도 해볼 만 하구나. 그리고 점점 하다 보니 이제는 빠져나갈 수 없이 우리나라 음악에 아주 홀딱 빠졌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있는 모임에서는 가야금부터 장고, 북, 판소리까지 다양한 분야를 함께 배우고 연습합니다.

하나라도 더 많이 알고 싶다는 60대 청춘들의 열의로 시간은 늘 빠듯합니다.

[인터뷰:로 빌라쉐크, 도르트문트 시민]
"독일에서 40년 이상 살면서 독일 사회에 동화되고, 서양 문화에 익숙해 있으면서도 옛 것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합니다."

연습할 공간도 부족하고, 무거운 악기를 들고 행사장을 오가는 일이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쉼없이 무대로 이끄는 것은 한국의 소리를 독일 사회에 알린다는 자부심입니다.

[인터뷰:김남숙, 다시라기 단장]
"누구나 다 '다시라기'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는 '아! 한국 음악을 하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도르트문트에서 YTN 월드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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