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주거 문화…'셰어 하우스'

미래형 주거 문화…'셰어 하우스'

2014.02.15. 오전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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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주거공간을 같이 쓰기도 하는데요.

비용을 줄이든, 취미를 같이하든 여러 이유에서 생겨난 삶의 양식입니다.

이른바 '셰어 하우스'로 불리는 주거문화가 1인 가구가 많은 일본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도쿄 박진환 리포터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진환 리포터!

'셰어 하우스'라는 개념이 좀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구의 '하우스 셰어'가 일본식으로 변형된 말인데요.

이곳 입주민들은 공간을 어떻게 나눠쓰고 있나요?

[기자]

일본에서는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주택을 '셰어하우스'라고 합니다.

제가 도쿄 일대의 셰어하우스 3곳을 찾아가 봤는데요.

3곳 모두 개인이 각각 자기만의 방을 갖고, 주방이나 거실은 함께 쓰는 구조입니다.

셰어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시간이 맞는 사람끼리 함께 식사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요.

금요일이나 주말에는 사전에 약속하지 않아도 함께 거실에 모여 파티를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며 살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에는 단지 주거를 위한 것이 아니라 취미를 공유하는 특별한 셰어하우스들도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제가 방문한 곳 가운데 '농업'을 주제로 한 셰어하우스가 있었는데요.

이 곳 입주민에게는 텃밭이 무료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또다른 셰어하우스에는 '골프'가 취미인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입주민끼리 돈을 모아서 주말마다 골프 강습을 받는 등 취미 생활을 즐기기도 합니다.

[인터뷰:야마기 시리카, 농원 셰어하우스 입주자]
"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다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거 같아요."

[인터뷰:가케하시 아야코, 병원 영양사·골프 셰어하우스 입주자]
"입주민은 20대부터 60대까지 있습니다. 이 셰어하우스에 들어오면 같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친구를 사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들어오게 됐어요."

이 밖에도 테니스 하우스, 자전거 하우스 등 다양한 주제의 셰어하우스가 등장하는 추세입니다.

입주민들은 직장이나 사회생활과 달리 이 곳에서 '취미'를 공감대로 이웃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상 속에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 모습이 즐거워 보이네요.

일본에서 '셰어하우스'라는 주거 형태가 탄생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기자]

셰어하우스의 탄생 배경에는 1인 가구의 급증이 한몫을 했습니다.

지난 2천 년 이후 10년 새 4백만 세대 가까이 늘었는데요.

혼자 사는 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주거 문제가 뒤따라오게 됐습니다.

집세와 안전문제 등을 고려한 사람들이 셰어하우스를 찾으면서, 불과 5년 사이에 3배가 넘는 셰어하우스가 등장했습니다.

[앵커]

일상 생활의 공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불편한 점도 있지 않을까요?

셰어하우스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장·단점이 있다고 말하고 있나요?

[기자]

입주민들 대부분은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는데요.

혼자 살 때보다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고, 취미 생활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인터뷰:키코, 초대형 셰어하우스 입주자]
"제 경우에는 (셰어하우스 생활이) 매우 경제적입니다. 혼자 살았을 때는 전기 요금도 신경 쓰였는데 지금은 다 같이 나눠서 돈을 내니까 경제적입니다."

공동생활을 하다보면 사생활 보호 문제에도 신경이 쓰이게 되는데요.

이용자들은 개인 공간이 충분히 확보돼 별 불편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한울, 한국인 셰어하우스 입주자]
"정말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 그러면 자기 방에서 안 내려오는 방법도 있고... (공용) 목욕탕 같은 걸 정말 싫어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라고요. 이제 그런 분들은 라운지에 많이 안 내려오고..."

[앵커]

이게 한때의 유행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장기적으로 정착할 것인가도 궁금한 점입니다.

관계자들은 셰어하우스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기자]

현재 일본의 셰어하우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한 민간단체는 오는 4월 도쿄로 유학오는 각 지방 학생들과 독거 노인을 연결해 주는 셰어하우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지 부동산 회사에 협조를 요청해 방을 제공해줄 사람을 모집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인터뷰:아라카와 나오미, NPO 법인 '무스비'관계자]
"젊은 사람들에게 함께 살아줄 것을 부탁해서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며 생활한다면 서로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 사회는 2천년대 들어서면서 '고독사','무연사회'라는 말이 등장할만큼 개인주의가 만연해 있었는데요.

3년 전 동일본 쓰나미 등 사회에 충격을 주는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 교류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셰어하우스는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 대안적인 주거 형태로 정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서울시가 처음으로 공동생활형- 임대주택 입주자를 모집했습니다.

셰어하우스 양식이 민간뿐 아니라 공공부문까지 확산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박진환 리포터,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일본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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