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야시장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

타이완 야시장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

2013.08.03. 오전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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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년 내내 무더위가 이어지는 타이완에는 낮을 피해 밤에 활동하는 생활 습관 때문에 '야시장'이 특히 발달해 있습니다.

음식과 의류 등 각종 물건이 한자리에 모인 야시장은 빼놓을 수 없는 생활 공간이자 관광객들을 불러모으는 명소로 자리잡았는데요.

타이완 야시장의 매력과 성공 비결은 무엇인지 박종은 리포터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종은 리포터!

타이완에는 전국적으로 야시장이 몇 군데나 있고, 야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한 해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타이완 전국에 있는 야시장은 모두 3백 60여개로 추산됩니다.

이 곳 사람들은 한달 평균 4~5번 야시장을 찾는데요.

특히 타이베이에 있는 타이완 최대 규모의 '스린 야시장'에는 하루 평균 2만 명이 다녀갑니다.

야시장은 현지인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꼭 들리는 관광코스가 됐는데요.

타이완 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타이완에 방문한 외국인 가운데 78%인 570만 명이 야시장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스린 야시장'에는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대표적인 야시장들, 어떤 곳이 있는지 좀 소개해 주실까요?

[기자]

먼저 앞서 말씀드린 '스린 야시장'은 규모가 4만평이 넘는데요.

다양한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와 옷과 신발 등을 파는 상점들이 어우러져 마치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을 연상시키는 곳입니다.

또 타이베이에 위치한 '라우허 야시장'은 타이완 정부가 지난 1987년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조성한 곳인데요.

규모는 작지만 한식과 중식, 일식 등 종류도 다양하고 독특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인터뷰:턴샤오펀, 야시장 상인]
"10년 전부터 이 야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어요. 우육면과 짜장면, 마라면을 팔고 있죠. 우육면은 24시간 사골을 우려내서 약재를 넣고 만들었기 때문에 몸보신에 아주 좋아요."

또 타이중에 위치한 '펑지아 야시장'은 시장 주변에 학교가 많아서 학생 손님이 많은 곳인데요.

학생 손님이 주를 이루다보니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야시장마다 특징이 있는 점이 재미있네요.

타이완에 이렇게 야시장이 발달한 이유는 아무래도 더위 때문이겠죠?

[기자]

타이완은 연평균 기온이 23도까지 오르는 아열대 기후로, 여름에도 한낮 기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 때문에 타이완 사람들은 예로부터 무더위를 피해 밤에 활동하는 생활 습관이 생겼는데요.

퇴근 후에 쇼핑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밤에 시장이 서고, 백화점이나 상점들도 보통 밤 10~11시까지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또 더운 날씨에 집에서 가스불을 켜고 요리하기 보다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는 점도 야시장이 발달한 배경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인터뷰:씨에몽루, 야시장 방문객]
"저희는 저녁을 먹거나 생활용품을 사기 위해 야시장에 와요. 한달에 6번은 오는 것 같아요."

[앵커]

이제 타이완 여행 하면 '야시장'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한 관광 자원이 됐는데요.

기후 때문에 생겨난 일상 속의 생활 공간을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타이완 당국에서는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 왔나요?

[기자]

보통 전통시장 하면 위생 상태나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생각들이 많은데요.

타이완 정부와 시장 관계자들이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덕분에 '스린 야시장'은 최근 한 방문객 만족도 평가에서 서비스와 청결도 등 모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또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야시장 곳곳에 CCTV를 설치했다고 합니다.

[인터뷰:쳔마오위, 야시장 상인협회 관계자]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곳곳에 설치된 CCTV를 수시로 모니터하고 있어요. 또 손님들이 이용하기 편하고 환경에도 좋은 환경보호 화장실을 만든 것도 우리 야시장만의 특색이죠."

타이완 관광청의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 활동도 야시장을 명소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야시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쿠폰을 나눠주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야시장의 특색을 홍보해 왔고요.

정부 차원에서도 야시장 주변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을 늘려 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앵커]

부산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타이완 야시장을 벤치마킹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시장이 타이완 야시장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기자]

타이완 야시장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리를 맡고 있는데요.

파는 음식이나 물건에 별다른 규제를 두지 않아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시장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관광객에게는 이국의 낭만을, 또 현지인에게는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시장에 보다 많은 이들이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개성을 잘 살리면서 동시에 이용자의 편의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화장실이나 주차 문제 등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또 매력적인 방문지로 느껴질 수 있도록 홍보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인터뷰:황궤이주, 타이완 관광청 관계자]
"우리 관광청에서는 야시장을 홍보하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여행사와 야시장을 연계해 타이완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야시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적지같은 유명 관광지도 좋지만 현지인의 생활을 좀 더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공간이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은데요.

한국의 재래시장도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종은 리포터,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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