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컴퓨터'...생활을 바꾼다! [박경자, 시카고 리포터]

'입는 컴퓨터'...생활을 바꾼다! [박경자, 시카고 리포터]

2013.06.08. 오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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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안경을 통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얼마 전 구글이 공개해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진 '구글 글래스'는 이런 아이디어를 구현한 첨단 기기인데요.

또 애플과 삼성이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 시계' 등 세계 유수의 IT 기업들이 이른바 '입는 컴퓨터'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SF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이 첨단 기기들, 어디까지 왔고, 또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꿔놓을 지 박경자 리포터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먼저 '구글 글래스' 얘기부터 해보죠.

지금 미국인 8천 명이 체험단으로 이 제품을 쓰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답변]

구글 글래스는 인터넷 검색과 동영상 촬영, 메세지 보내기, 길찾기 등 다양한 기능이 갖춰진 입는 컴퓨텁니다.

안경테 부분이 터치 패드 역할을 하고 사용자의 음성과 윙크 등을 통해서 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구글은 지난 2월 자사 개발팀 2천 명에게 시제품을 지급했고, 그 뒤 일반인 8천 명에게 한 대당 천 5백 달러에 시범 판매했는데요.

이용자들의 흥미로운 체험기가 각종 매체를 통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초기 반응은 긍정적인 편입니다.

음성 인식도 잘 되고, 양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메일 확인 등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 업무가 편해졌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구글 글래스의 정식 판매는 이르면 올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에보니, 시카고 시민]
"(구글 글래스를) 한번 사서 써보고 싶어요.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해요."

[인터뷰:조이, 시카고 시민]
"신기술 제품이라 값이 좀 비싸겠죠. 그래도 돈이 있으면 사고 싶네요."

[질문]

'입는 컴퓨터' 시장은 구글이 앞서가기 시작했는데요.

경쟁사인 애플과 삼성도 가만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떤 무기로 맞서고 있습니까?

[답변]

정식 발표는 아직 하지 않았지만 애플의 대항마는 시계형 컴퓨터가 될 전망입니다.

이른바 '아이워치'로 불리는 이 시계에는 아이폰과 비슷한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블룸버그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올해 안에 이 제품이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 역시 오랫동안 시계형 컴퓨터를 준비해 왔다고 밝혔는데요.

3분기쯤 '갤럭시 워치'를 내놓을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상용화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이색 제품들이 더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자와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말하는 신발'이 지난 3월 공개됐고요.

벨기에 겐트대는 눈에 착용하는 콘텍트렌즈 형태의 LCD 스크린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질문]

'입는 컴퓨터'에서 더 진화하면 SF 영화처럼 컴퓨터를 몸에 이식하는 시대도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IT 업계의 공룡들이 모두 이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시장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 2천 7년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나온 뒤 스마트폰이 통신 시장을 점령하기까지 몇 년 걸리지 않았죠?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기관 ABI는 5년 안에 '구글 글래스'나 '스마트 워치' 같은 '입는 컴퓨터'가 대중화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간 출하량도 4억 8천여 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는데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유력 기업들도 구글 글래스용 앱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입는 컴퓨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죠.

올해는 구글 글래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신제품이 잇따라 등장할 예정이니만큼 '입는 컴퓨터' 시대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질문]

IT 업계가 이런 혁신 경쟁을 벌이는 것은 결국 스마트폰 시대 이후 기업에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시장이 필요하기 때문일텐데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가 사실 더 궁금하거든요.

입는 컴퓨터가 대중화되면 우리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답변]

스마트폰에도 상용화된 기술 가운데 AR, 즉 '증강 현실'이라는 것이 있죠?

현실 세계에 다양한 부가 정보를 합쳐 한 화면에 보여주는 기술인데요.

구글 글래스에 이 기술이 적용되면 사물이나 인물 등 사용자가 보는 모든 것의 정보가 눈 앞에 펼쳐지게 됩니다.

'아이워치'의 경우는 생체인식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합니다.

이렇게 되면 달리기 등 운동을 할 때 사용자의 신체 변화에 대한 정보를 모두 기록으로 남길 수도 있습니다.

크기 등의 한계로 현 단계에서는 스마트폰 기능의 일부를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요.

IT 업계의 공룡들이 '입는 컴퓨터'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기술 진보도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한국인은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100분 정도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얼마 전 나왔는데요.

그만큼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할 시간이 줄어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쏟아져 나오는 첨단 제품들이 과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을까요?

[답변]

미국에서는 구글 글래스 출시를 가장 반가워 한 것이 성인물 업계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기대만큼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사생활 침햅니다.

'입는 컴퓨터'의 특성상 작동 여부를 상대가 알 수 없기 때문에 원치 않는 사생활 노출이나 불법적인 정보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죠.

미국의 한 IT 전문 매체는 구글 글래스 출입 금지 구역을 선정해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지나친 사용이 가져오는 대인관계의 단절이나 건강상의 위험 역시 지적되는 부분입니다.

첨단 기기들이 주는 편리함은 물론 매력적이지만 기기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전문가들은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진욱, 재미 IT 전문가]
"현재의 기술로는 인간은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기술에 중독되지 않고 살아가느냐는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먼저 설정함으로써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기술도 결국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건데요.

어느새 우리 주변을 포위한 이 스마트 기기를 오늘은 잠시 내려놓고 가족들과 밀린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박경자 리포터,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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