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부담 뚝!...문턱 낮추는 대학들 [양재혁, LA 리포터]

등록금 부담 뚝!...문턱 낮추는 대학들 [양재혁, LA 리포터]

2013.06.15.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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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미국 사립대와 명문 주립대들은 비싼 등록금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요즘은 대학들이 장학금과 각종 지원금을 확대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사실상 절반 가까이 등록금을 감면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미국 대학들이 문턱을 낮추는 이유는 무엇인지 LA 양재혁 리포터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양재혁 리포터!

[질문]

콧대 높았던 미국 대학들, 등록금을 얼마나 내렸습니까?

[답변]

미국 대학교육사업자연합회(NACUBO)가 얼마전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전국 383개 사립대 신입생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등록금 대비 장학금과 각종 지원금 비율이 평균 4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수치는 역대 최고 수준인데요.

일부 학교의 경우, 최고 65%까지 등록금 부담을 줄여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등록금의 절반 가까이를 감면받는 셈인데요.

이런 파격적인 인하 혜택을 어떻게 받을 수 있는 건가요?

[답변]

대부분의 학교들은 각종 보조금과 장학금 지급 형태로 학비 부담을 낮춰주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 사립대학 중에서 직접 학비를 인하하는 대학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학교는 신입생을 모으지 못해 힘겨워 하는 지방 소도시 대학 8개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질문]

실제로 학생들이 부담하는 돈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한데요.

한국과 한번 비교해볼까요?

[답변]

우리나라에서도 장학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준다고 알려진 K 사립대를 살펴봤습니다.

평균 1년 등록금은 1,656만여 원, 학생 1인당 장학금은 410만 원 가량 됐는데요.

등록금의 약 25%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반면 미국 동부에 있는 W 사립대의 경우 1년 학비는 4만 6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천 2백만 원으로 매우 비쌉니다.

하지만 학생 1인당 약 2만 2천 달러, 우리 돈으로 2천 5백여 만원 정도를 장학금으로 받고 있었습니다.

학비의 절반 정도를 감면받는 셈이어서 한국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질문]

경제 위기의 강풍이 대학가에도 불어 학교들이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인데, 그런데도 이렇게 등록금 인하에 나선 이유는 뭔가요?

[답변]

지난달 1일에 끝난 신입생 원서 마감 결과, 대학들마다 신입생이 10~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현상은 미국 대도시보다는 중소 도시, 그리고 서부보다는 중부나 동부에서 많이 나타났는데요.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줄다보니 입학 정원을 채우기도 힘든 것이 현실인데요.

더 많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각종 경제적 지원을 통해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대학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티나 박, LA 카운티 커뮤니티칼리지협회 부이사장]
"학생들을 유치 하려는 하나의 창조적 마케팅이에요. 학생들이 그거(혜택)보고 그럼 나 저 학교, 이 학교로 가야지 그것을 다 따지고 요새는 다 보잖아요."

[질문]

미국에서는 학자금 대출이 약 천조 원으로, 주택담보 대출에 이어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대학의 등록금 인하 정책으로 경제적인 부담을 많이 덜게 된 셈일텐데, 학생들의 반응, 어떻습니까?

[답변]

요즘 미국에서는 대학의 이름보다는 장학금 등 실질적인 혜택이 많은 학교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제난 속에 취업이 어려운 것은 명문대 출신이든, 아니든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취업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비싼 등록금을 내고 유명 대학에 입학하느니 비용 부담을 줄이는 길을 택하겠다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경원, USC 휴학생]
"유명한 학교로 가고 싶어도 가격이 부담 된다면 가는데 아무래도 망설여지죠. 낼 수 있는 입학금, 학비 안에서 얼마나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어떤 시설들을 가지고 있는지 그런 것을 아무래도 꼼꼼하게 더 따져보는 것 같습니다."

[질문]

한국에서는 대학의 반값 등록금에 대한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 등록금 인하율이 5%, 올해는 평균 0.4% 정도에 그쳤습니다.

물론 미국 대학의 등록금이 한국보다 훨씬 높지만, 장학금이나 보조금 등 각종 혜택을 생각하면 차이가 많은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미국의 장학금 종류는 무척 다양하고, 중복해 받을 수 있다는 게 우리와 가장 큰 차이입니다.

비영리 교육기관인 칼리지보드에서 검색할 수 있는 장학금의 종류만도 무려 2천 300개가 넘는데요.

학생들이 장학금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많이 찾아다니고 또 도전하느냐에 따라 학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죠.

한국의 경우 대학에서 주는 장학금 뿐 아니라 외부 기관의 장학금 지원도 학생들의 수요에 비해 크게 적은 수준인데요.

적어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돕는 일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보다 활성화돼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대학생이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에 일터로 내몰리는 게 현실인데요.

학생들이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학비 부담 없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우리나라에도 점진적으로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양재혁 리포터,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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