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청년의 특별한 자전거 횡단

동포 청년의 특별한 자전거 횡단

2013.06.01. 오전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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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 '알츠하이머'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자전거로 대륙 횡단에 나선 동포 청년이 있습니다.

공부 시간도 쪼개가며 왠만한 사람은 엄두를 내기 힘든 도전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요?

정영아 리포터가 이 청년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올 여름 토론토에서 밴쿠버까지 5천km 대륙 횡단을 앞둔 최수정 군.

요즘 기초체력을 다지느라 훈련에 한창입니다.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자전거로 달린 경험이 있지만 15배나 더 긴 횡단 계획을 세운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정 중간중간 만나는 사람들에게 '알츠하이머'에 대해 알리기 위해서 입니다.

[인터뷰:최수정, 웨스턴대 응용생물 의학과 1학년]
"사람들은 알츠하이머에 대해 잘 몰라요. 자신도, 가족도 이 병에 걸릴 수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제게 이 질환을 알릴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최수정 군은 친구처럼 다정했던 친할아버지를 2년 전 알츠하이머로 잃었습니다.

소중한 가족과의 이별을 계기로 최 군은 알츠하이머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습니다.

최 군이 만든 알츠하이머 동아리는 20여 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봉사와 모금 운동을 펴고 있습니다.

[인터뷰:로빈 웽, 최수정 군 친구]
"제 할아버지, 할머니도 연세가 많으신데 할아버지가 이런 질환을 앓게 되신다면 어떤 기분일까를 생각하니 저도 돕게 됐어요."

최 군의 부모님은 공부도 미룬 채 동아리 활동에 빠진 아들을 만류했지만 식지 않는 열정에 결국 손을 들었습니다.

[인터뷰:최응봉, 최수정 군 아버지]
"저는 좀 의아해 했어요. 학생 신분에서 자기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더라고요. 그 노력하는 게 참 좋아 보였습니다."

[녹취:알렉산더 로드링, 멘토]
"네가 앞으로 인생의 제한된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배울 수 있을거야."

최 군은 요즘 캐나다 횡단에 성공한 선배를 만나 다양한 조언을 듣고 있습니다.

이번 여정에는 하키 선수인 남동생도 함께 하기로 해 마음이 한결 든든합니다.

[인터뷰:최수정, 웨스턴대 응용생물 의학과 1학년]
"날씨, 지형, 신체적 한계 등이 있겠지만 밴쿠버에 도착했을 때는 제게 새로운 마음이 생길 것 같아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말이죠."

자전거 한 대에 의지해 5천 km를 달리는 힘겨운 여정.

거리에서 만날 사람들이 응원군이 돼 줄 것이라 기대하며 최수정 군은 긴 여행을 시작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YTN 월드 정영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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