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빵'에 담긴 고향의 정

'찐빵'에 담긴 고향의 정

2013.05.04. 오전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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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해외에서 살다보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들 때가 많을텐데요.

독일 함부르크에서 30년 넘게 고국의 먹거리 찐빵으로 고향의 정과 사랑을 나누는 동포가 있습니다.

김운경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동포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배우느라 한창입니다.

강연이 길어지면서 출출하던 차에 따뜻한 찐빵이 배달되자 모두들 더없이 좋아합니다.

고향에서 맛보던 찐빵을 다시 만나니 옛 생각이 절로 납니다.

[인터뷰:김면주, 독일 동포]
"할머니가 제 손을 잡고 시장에 가서 사주셨던 그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동포 김순덕 씨는 동포 행사나 경조사를 찾아다니며 무료로 찐빵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지난 1974년 간호사로 독일에 온 뒤 동포들의 힘겨운 타향살이를 지켜보며 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30여 년간 고향의 온기를 담은 찐빵 15만 개가 동포들 손에 전해졌습니다.

[인터뷰:김순덕, 독일 동포]
"그까짓 거 밀가루 몇 봉지 넣어서 했겠지 그렇지마는 그 사람들은 그 빵을 먹을 때 고맙고 감동을 받는다고요."

[인터뷰:최양현, 독일 동포]
"동포들 역시 한이 맺힌 삶을 살아왔는데 그 삶의 한 구석을, 한 부분을 달래주시는 한국의 어머니 정서를 그대로 실현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1975년 결혼한 뒤 형편이 넉넉했던 적은 없지만 김 씨는 나눔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열정과 정성에 감동한 독일인 남편도 배달을 도맡아 하며 힘을 보탰습니다.

[인터뷰:만프레드 비트마크, 남편]
"아내는 착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늘 누군가를 도울 준비가 돼 있지요. 저는 지금도 아내를 볼 때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요."

언젠가 동포들을 위한 양로원을 짓고 싶다는 김 씨.

오늘도 따뜻한 격려와 희망을 실어 따뜻한 찐빵을 동포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순덕, 독일 동포]
"찐빵은 사랑입니다. 작은 사랑. 할 수 있는 때까지,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하겠습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YTN 월드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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