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에서 가수로...꿈을 이루다!

광부에서 가수로...꿈을 이루다!

2013.01.05. 오전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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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가족의 반대에 부딪치자 광부로 독일행을 택해 마침내 그 꿈을 이룬 사람.

40여 년 동안 독일 전국을 누비며 젊은 시절 꿈인 가수 활동을 하고 있는 칠순의 동포 이야기 인데요.

그가 불러주는 흘러간 옛 노래와 사연을 김운경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팝송이 은은하게 흘러 나옵니다.

감미로운 목소리에 자연스러운 표정은 당시의 유명 가수들과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칠순의 동포 가수 박종선 씨가 부르는 노래에 흥이 난 독일 관객들은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몸을 움직여 봅니다.

[인터뷰:만프레드 슈트리커, 관객]
"노래에 맞춰 춤추기가 정말 좋네요. 춤추는 데 최고의 음악입니다."

노래 중간중간 들려주는 트럼펫 선율은 백발의 노인들을 회상에 잠기게 합니다.

박 씨는 가사를 보지 않고 150여 곡의 노래를 소화합니다.

고교 시절 눈을 뜬 팝송은 그에게 새로운 세계였고 삶, 그 자체였습니다.

[인터뷰:박종선, 동포 가수]
"엊그제 배운 노래는 전혀 기억이 안나는데 50년 전에 배운 가사는 지금까지 머릿 속에 남아 있는 게 참..."

박 씨는 1970년 음악 활동에 반대하는 가족을 떠나 광부로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음악에 목말랐던 박 씨는 3년 동안의 광부 생활을 접고 20대 후반 4인조 밴드를 조직해 마침내 꿈을 이뤘습니다.

관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추억의 멜로디를 선사한 지 벌써 40여 년.

그리운 고향, 그리고 가족 생각이 간절한 동포 1세대에게 그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습니다.

[인터뷰:류연우, 재독 동포]
"외로움을 달래주는 아주 그 구수한 목소리가 정말 좋아요. 삶의 희망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음악이 없으면 인생의 낙이 없다는 박종선 씨.

독일 전국을 누비며 노래 부르고, 또 사람들의 마음에 음악을 심어주고 있는 지금이 그에게는 인생 최고의 순간입니다.

[인터뷰:박종선, 동포 가수]
"내 음악을 듣고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좋아하는 사람들, 그 광경, 그 모습을 보는 순간이 나는 가장 행복합니다."

박 씨의 삶은 꿈과 도전정신 없이 살아가는 젊은이들과 고독하게 말년을 보내고 있는 노인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YTN 월드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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