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민간 외교 사절...동포 정명렬 씨

한국인 민간 외교 사절...동포 정명렬 씨

2012.11.25. 오전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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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매년 문화행사를 통해 독일 사회에 한국을 알려 온 동포가 있습니다.

70년대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간 뒤 유명 호텔 경영인으로 성공한 동포 정명렬 씨인데요.

걸어다니는- 민간 외교사절 정명렬 씨를 김운경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부채 하나로 탄생하는 화려한 춤의 세계.

한국이 낯선 독일인들에게는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흥겨운 가락에 관객들은 절로 어깨를 들썩입니다.

올해로 15년째를 맞은 '한국 문화의 밤' 행사입니다.

옛 동독 지역인 위커문데 시에 있는 호텔에서 매년 이 행사가 열릴 때면 객실은 관광객들로 일찌감치 꽉 찹니다.

[인터뷰:미하엘 베르네케, 호텔 투숙객]
"한국 춤은 우리같은 독일인이나 유럽인에게는 낯설지만 그야말로 압권이었어요."

행사를 마련한 사람은 이 도시의 유일한 한국인이자 호텔 경영자인 동포 정명렬 씨입니다.

정 씨는 호텔을 찾는 손님들이 낯선 동양인의 모습을 신기하게 여기자 모국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소박하게 시작한 행사는 이제 독일 전역에서 관광객이 모여들 만큼 유명한 지역 축제로 자리잡았습니다.

[인터뷰:정명렬, 호텔 경영인]
"해마다 이 행사를 함으로써 독일 사람들이 보는 시선이 다릅니다. 야~ 대한민국이 대단하구나..."

정 씨는 1970년 20살 꽃다운 나이에 가난한 집을 일으켜 보겠다며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왔습니다.

독일인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린 정 씨는 시아버지의 제안으로 호텔 경영에 뛰어들었습니다.

풍차를 개조해 독특한 외관의 호텔을 짓고 고객들을 불러모으기까지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 씨는 특유의 적극적인 성격으로 돌파했습니다.

[인터뷰:만프레드 브라운, 정명렬 씨 남편]
"슈퍼우먼이죠. 슈퍼우먼이라 만사 오케이입니다."

매년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에 정 씨는 단골 손님으로 등장합니다.

지역 상징물로 꾸민 3kg가 넘는 모자와 한복을 개량한 드레스를 입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이색 홍보전을 펼칩니다.

10년 넘게 지역 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 씨는 외국인 가운데 처음으로 주 총리가 주는 경제상을 받았습니다.

[인터뷰:엘케 엘러스 '오스트제 자이퉁' 기자]
"정명렬 사장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자랑입니다. 특히 동양인이 주를 직접 소개한다는 점에 사람들이 놀랍니다."

독일 생활 40여 년 동안 '내가 곧 한국'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정명렬 씨.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리는 일을 자신의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정명렬, 호텔 경영인]
"저를 아는 사람들이 다 '코리아 넘버원' 할 때마다 제가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독일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에서 YTN 월드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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