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판소리...두 문화의 만남

시와 판소리...두 문화의 만남

2012.11.18. 오전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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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유럽 발트해 연안 리투아니아에 우리 젊은 소리꾼의 깊은 울림이 전해졌습니다.

리투아니아의 대표적인 시를 판소리로 엮은 이색 공연은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습니다.

최대석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던 순박한 사람들.

어느날 찾아온 흑사병은 마을의 평화를 하루 아침에 깨뜨립니다.

19세기 러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던 시절의 암울한 현실을 담은 작품입니다.

리투아니아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시 '아닉쉬체이의 숲'이 판소리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인터뷰:스카이스테, 관객]
"저는 참선을 하는데 판소리 가수가 공연하는 동안 참선했습니다. 그녀의 모든 에너지를 느꼈고 내 손에 전율마저 느꼈습니다."

인간사의 희노애락을 모두 담아내는 구성진 소리와 몸짓.

숨죽이며 지켜보던 관객 4백여 명은 공연이 끝나자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인터뷰:박인혜, 판소리 명창]
"관객 분들이 너무나 경청해 주셨고 제가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잘 받아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하고..."

공연 뒤 이어진 대담에서는 한국의 전통 판소리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인터뷰:박인혜, 판소리 명창]
"예전에는 시장에 사람들 많은데서 돗자리 깔아놓고..."

이번 공연은 리투아니아가 매년 한 도시를 선정해 지역 문화를 재조명하는 '문화 수도' 행사의 하나로 열렸습니다.

이 특별한 무대를 성사시킨 사람은 한국에서 승려 수업을 받은 리투아니아 출신 보행 스님입니다.

[인터뷰:보행 스님]
"(판소리를 처음 듣고 외국 불교 수행자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무엇인가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절에 갈 때 어떻게 하면 판소리를 리투아니아에 소개할 수 있을지 자주 생각했다."

머나먼 두 나라가 문화로 하나된 현장.

관객들의 마음에 새겨진 깊은 울림은 한국을 이해하는 소중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리투아니아 아닉쉬체이에서 YTN 월드 최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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