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을 기억한다...동포 마라톤 대회

손기정을 기억한다...동포 마라톤 대회

2012.09.23. 오후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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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영웅 고 손기정 선생이 탄생한 지 올해로 꼭 100년이 됐습니다.

역사의 현장 베를린에서 손기정 선생의 뜻을 기리는 마라톤 대회가 열렸는데요.

강주일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출발을 알리는 징소리와 함께 참가자들이 힘차게 뛰기 시작합니다.

옛 공항 활주로를 두 바퀴 도는 10km 단축 마라톤.

오랫만에 뛰어보는 사람들은 금새 숨이 차오릅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영웅 고 손기정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동포들이 연 마라톤 대회입니다.

우리 동포와 현지인 등 8백 여명이 대회에 참가해 성황을 이뤘습니다.

태극기를 든 응원단들은 최선을 다하는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인터뷰:루벡, 프랑스인 참가자]
"프랑스에서 이 마라톤 대회 소식을 듣고 왔는데, 정말 좋은 행사네요. 50분 만에 완주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뛰어야 했던 젊은 손기정 선수.

우승을 하고도 웃을 수 없었던 일제 강점기의 슬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현지 동포들은 힘을 모아 대회를 열었습니다.

[인터뷰:최동인, 동포 학생]
"아직도 거기 비석에 (손기정 선생이) 일본에서 왔다고 써져 있잖아요. 그것을 독일 정부가 바꿨으면 좋겠고요."

대회 우승자에게는 우승 상금과 완주 메달이 돌아갔습니다.

[인터뷰:다니엘 나우만, 대회 우승자]
"이곳은 독일 수도의 공항이었고,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장소입니다. 여기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어 기쁘고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마라톤 뿐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달리기, 고령자를 위한 걷기 대회도 함께 열려 호응을 얻었습니다.

[인터뷰:정정수, 베를린 한인회장]
"이런 마라톤 대회를 주최함으로써 손기정 선수가 우리 한국인이라는 것을 확고히 자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이 대회를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70여년 전 청년 손기정이 달렸던 거리를 오늘은 수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달렸습니다.

올림픽 마라톤 영웅이 우리 동포들에게 남긴 것은 금메달보다 값진 한민족의 자부심이었습니다.

베를린에서 YTN 월드 강주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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