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어학원,"수업료 나라마다 달라요!"

뉴질랜드 어학원,"수업료 나라마다 달라요!"

2012.09.15. 오전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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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뉴질랜드 일부 어학원에서 한국 학생들에게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비싼 수업료를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인권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이런 행태를 관행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하는데요.

뉴질랜드 이형록 리포터를 연결해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형록 리포터!

똑같은 수업을 듣는데 학생들이 국적에 따라 각각 다른 수업료를 내야 한다는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수업료가 어떻게 다른가요?

[리포티]

수업료를 국적별로 차등해 받는 학원들은 뉴질랜드 곳곳에서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지 신문 보도에 따르면 오클랜드 모 어학원의 경우는 12주 과정의 어학 코스 수업료를 한국과 중국, 베트남 학생들에게 2천 2백50 달러씩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이나 브라질, 사우디 아라비아 학생들에게는 훨씬 싼 값을 수업료로 받고 있었습니다.

12주 과정에 1인당 천 5백 달러를 받는데요.

내용이 전혀 다르지 않은 수업을 들으면서 우리 학생들은 무려 750달러씩 더 내고 있는 겁니다.

[질문]

특정 학원의 사례이긴 합니다만 같은 아시아 국가인데도 일본 학생들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50%나 더 비싼 수업료를 내야 하는 셈이군요.

국적별로 수업료에 차등을 두는 이유를 현지 어학원들은 뭐라고 설명하나요?

[답변]

수업료에 차이가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소개료 때문이라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각 영어학원에 외국인 학생들을 소개해 주는 일은 보통 현지 유학원들이 하고 있는데요.

이 유학원이 영어학원에서 받는 수수료가 국가별로 다르다는 겁니다.

소개료가 비싼 경우는 그 금액까지 반영해 수강료가 책정된다고 합니다.

또 학원에서 특정 국적의 학생들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당 국가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수강료를 깎아주는 경우도 있다고 학원측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질문]

커미션을 받는 것이 관행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렇다면 유학생이 많은 나라 학생을 오히려 더 할인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뉴질랜드에 한국 유학생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얼마나 가 있습니까?

[답변]

지난 2010년 뉴질랜드 통계청 자료를 보면 현지 어학원에 등록한 한국인 유학생 수는 9천명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많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유학오는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현지 유학원들도 수익이 줄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자신들에게 소개료를 많이 주는 영어학원을 학생들에게 권하는 사례가 생기게 됩니다.

유학원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우리 학생들이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비싼 수강료를 내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질문]

뉴질랜드의 한국 유학생들은 이런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어렵게 유학 간 학생들의 경우는 무척 억울할 것 같은데요.

[답변]

일부 사례이긴 하지만, 동일한 수업을 들으면서 더 비싼 수업료를 낸다는 것은 차별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다니던 영어학원을 도중에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데도 여러가지 문제가 따릅니다.

원하는 교육 수준의 학원을 다시 찾아봐야 하고 입학을 위한 시험도 다시 치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현지 적응이 시급한 유학생 입장에서는 다소 수강료에 불만이 있어도 직접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질문]

뉴질랜드 인권위원회에서도 이런 수업료 체계가 인권에 위배된다고 보고 있다면서요?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는 겁니까?

[답변]

뉴질랜드 인권위원회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별로 수강료를 다르게 책정하는 것이 차별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 상태는 아닙니다.

대신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신고와 상담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요.

피해 실태에 대해 먼저 파악한 뒤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직접 어학원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한국대사관에서도 이런 문제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에 대한 피해 사례가 늘어날 경우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학생들이 이런 불공정한 대우를 받지 않으려면 학원을 잘 선택해야 할 것 같은데요.

현지 유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은 어학원을 고를 때 어떤 점을 잘 살펴봐야 할까요?

[답변]

먼저 좋은 어학원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유학원의 말을 무조건 믿고 따르기보다 본인 스스로 여러 가지 확인을 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뉴질랜드 학력인정 기관인 NZQA , 또는 어학원 협회인 잉글리쉬 뉴질랜드 홈페이지 등에서 입학 조건과 수업료 등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국가 출신 학생이 너무 많은 어학원은 피하고 등록에 앞서 학교를 직접 방문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현지 어학원으로부터 부당한 피해를 당했을 경우에는 구체적인 증빙서류 등을 챙겨 한국대사관 등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불공정한 어학원 수업료, 하루 빨리 시정되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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