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부모봉양법' 제정 논란 [박종은, 타이완 리포터]

타이완 '부모봉양법' 제정 논란 [박종은, 타이완 리포터]

2011.11.17. 오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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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1990년대 초반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타이완에서는 자녀가 노부모를 버리는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이에 타이완 정부가 노부모 부양을 의무화하는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데요.

타이완 리포터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박종은 리포터!

[질문]

최근 타이완 입법원이 '부모봉양법(子女奉養父母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변]

얼마 전 '부모봉양법' 초안이 입법원에서 통과됐습니다.

법안은 부모나 대리 기관이 법원에 부양 명령을 신청해 자녀에게 부양 비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원의 부양 명령이 떨어지면 자녀의 월급에서 일정액이 부양 비용으로 빠져나가게 되는데요.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8백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이 법안은 앞으로 열리는 입법원 전체회의에서 최종 통과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질문]

이렇게 정부가 나서서 부모에 대한 봉양을 강제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답변]

타이완에서는 해마다 65세 이상 노인 2천여 명이 버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의 사회복지 예산 가운데 대부분이 아동 복지에 사용되는 반면, 노인 복지에 할당된 예산은 단 2%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재산을 가진 자녀가 있는 노인은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독거노인은 최소한의 생활비조차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자신의 집에서 홀로 죽음을 맞는 독거노인의 수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질문]

법안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답변]

일부 야당 입법위원들은 "효도는 도덕성의 영역에 속하는 것인데, 법을 통해서 억지로 효도를 강요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주하는 젊은인들이 늘면서 부모를 부양하는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는데요.

법제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식이 타지에서 떨어져 사는 것은 생계 때문이지 효심이 없어서가 아니다"라는 반응입니다.

[질문]

이런 상황까지 벌어진 것은 결국 '인구 고령화'란 사회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 아닌가 싶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올해 6월 기준으로 타이완에서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전체 인구 2천 3백만 명의 11%에 달했습니다.

전체 인구가 늘지 않는 가운데, 오는 2017년에는 노인 비율이 14%, 이어 2025년에는 20%를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 중국도 독거노인 수가 8천만 명을 넘으면서 타이완과 같이 부모봉양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문제의 근복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노인 복지 정책이 확충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타이완의 부모봉양법 논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박종은 리포터,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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