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바로잡기에 나선 대학생들

역사 바로잡기에 나선 대학생들

2011.08.20. 오전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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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공식 기록에는 고 손기정 선수의 국적은 일본으로, 이름은 '기테이 손'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이런 민족의 뼈아픈 역사를 알리고, 바로 잡기 위해 한국 대학생 5명이 베를린을 찾아 특별한 퍼포먼스를 펼쳤다고 하는데요.

강주일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 출전한 손기정 선수.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일제 강점기란 시대 상황 때문에 IOC 기록에 일본인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당시 마라톤 영웅이 뛰었던 42.195km의 길을 이번엔 한국 대학생 5명이 나섰습니다.

지도 한장에 의지한 채 낯선 길을 걷지만, 학생들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이들은 고 손기정 선수가 한국인임을 알리기 위해 대장정에 나섰습니다.

[인터뷰:황의각, 국민대 경영학과 재학생]
"다리에서 피가 나 운동화가 젖을 정도로 부상도 있었지만 저희들끼리 뜻이 있기 때문에 또 하늘도 날씨가 도와줘서 무난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 앞에서 고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받는 모습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도 열었습니다.

일장기가 아닌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그날의 감격을 동포들과 함께 나눕니다.

[인터뷰:김학윤, 국민대 경영학과 재학생]
"IOC에 등재돼 있는 손 선생님의 국적을 한국으로 바꾸는 데 저희가 조금이나마 힘이 돼야겠다 생각하고 왔는데 한국 교민들과 한인회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인터뷰:하성철, 베를린 동포]
"이런 행사를 계기로 해서 그 때 당시에 일제 강점기 때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에 내년에 손기정 옹의 100세 기념으로 해서 더욱 역사가 바로 잡히기를 바라겠습니다."

독일인들과 동포들을 대상으로 우리 역사 알리기에 나선 학생들은 IOC에 등재된 손기정 선수의 국적을 바꾸기 위한 서명을 받아 IOC에 보낼 예정입니다.

[인터뷰:레붸레츠, 베를린 시민]
"기념비에 적힌 이름 아래에 추가적인 설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테이 손이 아니라 손기정이고,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이라고요."

75년 시간을 되짚어,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으려는 우리 학생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베를린에서 YTN 월드 강주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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