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마감하는 이민자들과 동행한다!

삶을 마감하는 이민자들과 동행한다!

2011.07.07. 오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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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나이가 들면 유창하게 구사했던 외국어도 잊어버리고, 어린 시절 습관으로 되돌아가게 된다고 하는데요.

독일에서 이렇게 쓸쓸하게 삶을 마감하는 아시아 이주민들을 위해 동포 호스피스 단체가 활약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강주일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중풍으로 병실에서 힘겨운 노년을 보내는 동포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파독 간호사 출신인 동포 호스피스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동포 호스피스는 유일한 말벗이자 고향을 이야기 할 수 있는 통로입니다.

우리와 정서가 비슷한 동아시아인들에게도 마지막 가는 길의 친구가 돼줍니다.

[인터뷰:김인선, '동행 호스피스' 대표]
"동아시아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잘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난 2005년 파독 간호사들이 중심이 돼 만든 '동행 호스피스'는 한국인을 비롯한 베를린 시의 4만 여 동아시아 이민자들을 위한 독일 유일의 동아시아 호스피스 단체입니다.

현재 150명에 달하는 봉사자들이 임종을 앞둔 환자와 가족을 돌보는 일에서부터 노인들을 위한 사랑방 운영까지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봉지은, '동행 호스피스' 음악치료사]
"노래를 통하여 우리가 살아왔던 고향 얘기도 나누고 우리가 두고 온 가족 그리고 기억들, 추억들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노래 교실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베를린 시가 이주 노동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에서도 '동행 호스피스'를 칭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독일 사회가 다루기 힘든 외국인 이주민들의 노후와 죽음의 문제를 돕고 있어 이민 사회 통합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보베라이트, 베를린시장]
"정서와 문화, 종교가 다른 이주민들을 위해서는 문화와 종교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도와주는 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외국인을 위한 이 호스피스의 활동은 독일 사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소외된 이웃을 돕는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은 독일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며 한국의 이미지까지 높이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YTN 월드 강주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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