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학생들의 '흥부와 놀부전'

독일 학생들의 '흥부와 놀부전'

2011.06.04. 오전 08:0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우리 전래동화를 직접 무대에서 선보이며 한국어를 익히는 독일 학생들이 있습니다.

한국어 실력도 늘리고 한국 문화도 배울 수 있다며 열의가 대단하다고 하는데요.

강주일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베를린 자유대학 교정에서 풍물패의 흥겨운 가락과 함께 연극이 시작됩니다.

한국말로 하는 우리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전'입니다.

쌀을 달라며 애원하는 흥부를 매정하게 쫓아내는 놀부 부인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합니다.

[녹취:놀부 부인 멘트]
"웬 거지가 나타나서 시끄럽게 굴어! 어서 꺼지지 못해! (밥주걱으로 철썩!)"

박을 타는 장면에선 풍물패 가락에 맞춰 노래도 선보입니다.

[녹취:박 타는 장면(노래)]
"대사를 까먹은 학생은 애교 섞인 한국어로 위기를 넘깁니다."

[녹취:도깨비 역 멘트]
"이렇게 화나서 대사 다 까먹었어요. 나 어떻게 해요! 선생님 좀 도와주세요!"

연기를 펼치는 이들은 자유대학 한국학과 학생들입니다.

[인터뷰:다니엘, 흥부 역 (자유대 한국학과)]
"먼저 흥부와 놀부전에 나온 모든 문장을 무조건 외웠습니다. 수업 시간에 짧은 문장을 연습하며 동화의 내용을 알아갔고요. 이렇게 동화를 자세히 배워본 적은 없습니다."

연기가 다소 어색하고, 한국어 발음이 서툴어도 관객들은 재밌어 합니다.

[인터뷰:고나은, 베를린 동포 어린이]
"사람이 말하는 것도 웃겼어요. 대사를 까먹었다고 알려달라고 하는 것도 웃겼고요."

[인터뷰:콘스탄츠, 관객]
"한국말로 했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느낌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흥부와 놀부전은 아주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한국말을 하나 배웠는데요. '안녕하세요!'입니다."

이번 공연은 베를린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한국학과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인터뷰:김은희, 베를린 자유대 한국학과 교수]
"이 연극을 통해서 학생들이 말할 때 한국어를 진짜 잘 해낼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위해서 처음 시도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독일 학생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베를린에서 YTN 월드 강주일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