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 국경의 벽을 허물다!

럭비, 국경의 벽을 허물다!

2011.01.29. 오전 08:4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럭비 용어 중에 '노사이드'라는 말이 있는데요.

시합이 끝나면 경쟁 상대였던 양 팀 선수들이 허물없이 친구가 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경쟁관계였던 재일동포 고등학교 럭비팀과 일본 고등학교 럭비 선수들이 '노사이드' 정신을 발휘해 한 동포 선수의 졸업을 기념하는 친선경기를 열어 화제가 됐습니다.

박사유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관객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 속에 선수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경기를 펼칩니다.

시합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며 후반전이 끝나갈 무렵, 심판이 갑자기 오사카 조선고등학교 팀의 에이스, 권유인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내밀며 퇴장을 선언합니다.

잠시 어리둥절해 하던 권유인 선수, 이내 상대 팀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는 친정팀을 향해 돌진합니다.

적도 편 가르기도 없다는 럭비의 '노사이드' 정신을 연출한 것입니다.

[인터뷰:오영길, 동포 감독]
"(이렇게) 일본 학교 학생들과 같이 시합하고, 일본 학교 학생들도 우리 학교 학생들도 따뜻이 맞이하면서 같이 싸우는 동무로서 이것이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하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시합은 고교생으로는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전국대회에서 뇌진탕 판정으로 출전하지 못한 권 선수를 위해 마련된 경기라 더욱 뜻깊었습니다.

NHK와 TBS, 아사히나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국경을 뛰어넘은 학생들의 우정어린 경기를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마련된 고교 은퇴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권 선수는 감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뷰:권유인, 동포 선수]
"오늘 이 마당을 준비해 주신 감독과 가족 그리고 투구(럭비)에 감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잘 해 나가겠습니다."

럭비 정신으로 하나가 된 동포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이 오는 2019년 일본에서 열리는 럭비월드컵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됩니다.

오사카에서 YTN 인터내셔널 박사유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